구르몽의 '낙엽' 단상
구르몽의 '낙엽' 단상
  • 글로벌환경신문
  • 승인 2019.11.0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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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엽


           레미 드 구르몽(1859∼1915)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 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니.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을숲의 낙엽들은 울고 있울까

 

                                       

낙엽지는 늦가을, 아름다운 단풍이 지고난 숲을 생각하며 구르몽의 시를 읽으면 인생에 대한 또 다른 상념이 생긴다. 

 이 시의 시몬은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 인간을 지칭하고 낙엽밟는 것은 아름다운 만추의 가을을 즐기는 낭만이 아니라 낙엽에 고통을 주는 인간의 잔인한 행위라는 것이 느껴진다.

 인간이나 동식물이나 누군가에게 고통주는 일은 하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에 이제 그 아름다운 낙엽들을 밟을 수 없을 것 같다. 숲속에서 나무에 버림받고 슬픔에 젖은 잎들의 슬픔을 위로해 주고, 밟으면 아프니 그저 눈으로 마음으로 마주해야 할 같다. 

낙엽이 밟힐 때 아프다는 비명대신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는 것은 아름다운 인고를 잘 나타낸다. 낙엽을 밟으면 영혼이 운다는 것은 그 절정이 아닐까. 흙이 되어 사라지는 순간까지, 낙엽은 소리없이 울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상냥하게 인사하고 바람에 흩어지는 낙엽들, 우리들은 죽는 과정에서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생의 끝자락에서 사람이나 낙엽이나 사라질 때는 수양의 최고의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이 가을 생명이 다 하는 순간 우주 만물이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하는 가를 낙엽을 통해 느끼게 된다. '시몬, 너는 좋은가, 낙엽밟는 소리가 ' 가 '친구야, 너는 들을 수 있니,  마지막까지 슬픔과 아픔을 아름답게 승화시키기 위한 잎새들의 인고의 소리가'로  다가온다. 이 가을 낙엽에 대한 숭고한 마음,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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