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중단 대심도 사업, 글로벌 트렌드와 안 맞아
공사 중단 대심도 사업, 글로벌 트렌드와 안 맞아
  • 글로벌환경신문
  • 승인 2023.03.0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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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순의 창

 

사상-해운대간 총 길이 22.8km 대심도는 도심항공 모빌리티 글로벌 트렌드와 맞지 않는 지하 고속도로 공사다. 왕복 4~6차로 대심도 터널 사업비는 총 2조188억 원 규모로 민간투자로 건설된다. 약 50m 깊이 대심도는 학장, 진양, 시민공원, 벡스코, 좌동, 송정 등 6곳의 진출입로가 있다. GS건설이 2021년 착공에 들어가 2026년 개통 예정이다.

 

부산시 대심도 사업, 보스톤 빅딕(Big Dig) 프로젝트와 달리 상부 공원 조성 없다

대심도 사업을 하기 위해 부산시가 벤치마킹한 보스톤 빅딕 프로젝트는 지속적인 누수와 침출수 발생으로 공사비와 공사기간이 배로 늘어나 문제가 되었다. 그러나 보스톤 대심도는 부산 대심도와 달리 상부에 녹지를 조성해 도시를 변혁시키는 주요 수단이 되어 비용은 많이 들었지만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부산시는 보스톤과 달리 도시 경관 개선을 위한 대심도 구간 상부 공원 조성 등 도시 혁신은 없고, 만성체증을 줄이는 교통혼잡 해소 측면만 고려하였다. 노후 수도관ㆍ 하수관로 누수로 인한 싱크홀 발생 등을 우려해 대심도 공사 시작 전부터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부산시는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해 오다가 공사까지 중단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만덕~센텀 구간(약 9.6km)이다. 부산시는 사고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숨기기에 급급했다. 제대로 된 해결을 하려면 대심도 건설을 전면 중단하고 안전 진단부터 철저히 해야 한다. 

이번 사고로 25t 트럭 40대 분량인 750㎥의 돌과 흙이 유출, 이로 인한 주변 지반 약화로 2차 붕괴 사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 구간은 동래 활성 지진 단층 파쇄대 지역으로 지반이 매우 불안정하여 지반 균열이 발생되기 쉬운 곳이기 때문이다. 대심도 건설 현장에서 토사 유출을 의심하게 하는 소음 민원이 170여 건 이상 접수됐는데 부산시가 안일하게 대처해 더 큰 사고를 자초했다. 5년 전 시행된 지하안전법에 따라 지하안전관리계획 수립이 의무화됐으나 이번 대심도 공사에는 적용하지 않았다.  

토사 유출 사고 현장

도심 토사 유출 우려가 않은 지하 터널을 암석이 많은 산악 지역과 별반 다르지 않게 판단해 공사한 것도 지적되었다. 부산시가 대심도에 재난 매뉴얼을 구축하고 재난 대응 체계를 제대로 가동해 시민 불안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 취할 조치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모든 불안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대심도 사업 글로벌 트렌드와 안 맞아

상습 체증구역인 해운대와 만덕간 도로 지하 40미터에 지하고속도로, 자동차 전용차로인 대심도 건설은 대표적인 환경 역주행 사업이다. 부산의 미세먼지가 7대 광역시중 최악인데 지하든 지상이든 도로를 늘리면 자동차수는 계속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인구는 매년 감소해도 부산시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고 미세먼지 발생의 30~40%가 수송에서 발생한다. 선진국 도시들은 자동차 운행을 줄이기 위해 직선도로보다 우회도로, 일방통행, 보행자 전용 거리를 만들어 자동차가 다닐 수 없는 도로나 자동차가 적게 다니도록 만들고 지하철, 트램 등 친환경 대중교통은 촘촘이 늘리는 교통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자동차가 도시의 중심이 되는 시대가 있었다.  자동차 이동을 신속히 만들어 교통체증을 완화하기 위한 대심도 사업은 구 시대의 산물이다. 보스톤 빅딕 프로젝트가 설계ㆍ실시된 30여년 전 도시계획의  핫 이슈는 대심도(지하고속도로)였다.  지금은 당시와 달리 도로의 주인이 자동차가 아닌 보행자 시대가 되었다. 자동차는 소유에서 공유시대로 접어들었다. 도로 디자인도  자동차 전용차로를 줄이고 트램, 자전거, 전동킥보드, 보행자를 위한 공간을 더 고려한다. 보행자가 도로의 주인이다. 선진국 도시들은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보행자는 가도 자동차는 진입하지 못하는 그린웨이를 확대하고 있다. 미세먼지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도시계획의 변화다.

2015 파리신기후 체제는 선진국만 의무 감축을 강요했던 2005년 2월 발효된 교토의정서와 달리 195개 선진국, 개도국이 모두 참여하는 온실가스 실질적 감축장치를  마련했다. 2020년 이후 적용되며 5년마다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출하고 검증방법과 재원 확충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파리협약 이후 세계의 도시계획은 변모하고 있다. 온실가스 방출의 주요인이기도 한 자동차 통행을 줄이기 위해 대대적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과거 세계 많은 도시계획에서 주도적으로 기술을 경쟁했던 대심도 사업은 자취를 감췄다.  대심도 사업은 자동차의 빠른 이동으로 인해 자동차 수요 폭증을 가져왔고 그 결과 온실가스 증가를 가져왔다.  당시의 도시계획은 온실가스와 무관하게 더 빨리 가게, 더 많은 차가 다닐 수 있도록 차도를 확보하는 것에 치중되었다. 대심도가 도시계획의 꽃으로 상징되었다.

그러나 보스톤 빅딕 프로젝트가 30년 전의 도심대개조 사업인데 대심도가 미래 플라잉 카 수요에 걸맞는 교통혼잡 대비책이 될까? 미래를 위해서라면 대심도 사업비를 도시철도 지선 확대 등 다양한 친환경 교통인프라 투자가 더 바람직할 것이다.  AI가 집을 짓고 자율비행 자동차, 드론택시, 드론택배 상용화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미래기술 개발이 더 중요하다. 대심도 사업보다 일부 구간이라도 자율주행 스마트 도로 구축하여 2030 월드엑스포 유치에 대비하자. 대심도 공사로 인한 싱크홀 추가 발생 여부도 문제다. 대심도 대상 부지 하부 지하수 유출 지질조사 결과부터 발표하고 공사 재추진을 결정하였으면 한다.

 

동서고가로 철거 보류해야

아울러 대심도 구간 중 사상-진양간 동서고가로 철거 계획도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철거비와 공사비가 맞먹는데 철거하지 말고 활용하는 것이 좋다. 철거시 병목현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체증이 유발되면 대심도가 고속도로 역할을 못하게 되고 터널속에서 장시간 정체하는 운전자들의 불만은 지상 체증보다 더 높아질 것이다.

 

도시철도 1,2호선 급행노선 도입과 지선 확충 바람직

문제의 핵심은 앞으로다. 부산시는 사상-해운대간 대심도 외에도 많은 지역에 유사한 공사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대심도는 일거에 자동차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자동차 이용을 더 활성화시켜 온실가스 방출량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2050 넷제로를 달성하려면 중장기적인 무탄소 수송계획이 필요하다. 대중교통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가장 좋은 수송면의 온실가스 감축전략이다. 이를 위해 부산의 경우 지하철 1,2호선을 급행노선으로 만들고 지선 확충과 트램 도입 등을 통해 도시철도 이용자 수를 늘리는 것이 권장된다.

 

부산시 대심도 사업, 싱크홀 재난 대비했나

사상-해운대 대심도는 자동차로 40분 걸리던 해당 상습 정체 구간이 10분대로 단축되는 이점이 있지만 이에 못지 않게 여러 가지 문제점도 예상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낡은 하수관로 등 누수와 지반약화로 인한 싱크홀 발생이다. 싱크홀은 도시의 부근 교통을 마비시키고 인근 아파트와 주택까지 붕괴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2015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모두 92건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그중 절반이 넘는 48건이 낡은 하수도관에서 기인했다. 2018년 부산시 전체 9,215km 하수도관중 20년 넘은 노후배수관이 6,018km 인데 하수관 교체 사업은 지지부진이다. 한해 23.4km 정비교체로는 싱크홀 안전 대비는 안 된다. 부산시는 대심도 사업전 노후하수도관 교체부터 100%, 하고 이것도 모두 분류식 하수도관을 설치한 다음 공사 재개 여부를 검토해 것아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세로 일해야 한다. 자체 검증없이 '남따라 사업' 으로 일류 도시 부산을 지향하겠는가! 또한 미래 도시의 트랜드도 예측해야 하고 부산시 현황중 반드시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깨끗한 수돗물과 양호한 하천 수질 등 환경 인프라 구축이다.

 

 

해외사례: 보스톤 대심도 사업 빅딕 프로젝트 빚더미, 지상 녹화로 공원 확대 기여 

보스톤시는 대심도사업(Big Dig Project)으로 공항에서 도심까지 해저터널까지 포함하는 거대 도시 개조 사업을 하였다.  빅딕은 대심도 93 (I-93)에 90 대심도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심해를 거쳐 오게 되므로 설계시 예상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생겨났다.

 

해저공사구간을 포함한 보스톤 대심도 90

 

빅딕 프로젝트는 미국에서 가장 공사비용이 많이 든 대심도 사업이다. 공기 연장, 물이 새고 설계부실, 관리감독 부실, 자재부실로 공사비 횡령범죄가 발생하였기 때문에 1998년 28억불의 공사비로 완공을 목표로 했으나 공기가 9년 가까이 늘어나 2007년 완공되었다. 완공시점에 인플레이션 등 기타 요인으로 80억 8천불로 공사비가 늘어났다. 2038년까지 이자를 내야 하는 등 시 재정에 주름살을 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부산 대심도와 달리 보스톤 대심도는 상부에 녹색 인프라를 조성했다. 이것이 보스톤의 도심 명물이 되었다. 위치도상 분홍색 표시한 곳으로 93 대심도 상부에 공원과 개방공간을 포함한 2.4 키로의 다양한 그린웨이(Rose Fitzgerald Kennedy Greenway)도 만들었다.  이 그린웨이는 이제 보스톤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로 재탄생했다(김귀순 전 국회수석전문위원/부산외대 명예교수).

 

Rose Fitzgerald Kennedy Greenway 지도
보스톤의 명소가 된 Rose Fitzgerald Kennedy Greenway
분수와 잔디공원
분수풀장 잔디 공원 Rose Fitzgerald Kennedy Green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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