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집 지어주기 체험, 해충잡는 박쥐가 살충제사용 줄인다
박쥐집 지어주기 체험, 해충잡는 박쥐가 살충제사용 줄인다
  • 글로벌환경신문
  • 승인 2019.06.2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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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원장 박용목)은 충남연구원과 6월 22일부터 23일까지 충남 청양군 물여울농촌체험장에서 ‘집박쥐와 함께 하는 녹색환경 만들기’ 체험행사를 개최한다.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지역주민 및 초중고학생 등 사전에 신청한 100여 명이 참가한다.

이번 행사는 ①박쥐의 생태적 가치 이해 ②박쥐집(Bat Box) 제작 및 설치 ③초음파 탐지기를 활용한 박쥐의 야간 활동 관찰 등으로 구성되며, 박쥐의 생태적 역할을 활용하여 녹색 환경 조성의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집박쥐는 애기박쥐과에 속하는 종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일본, 대만, 중국, 베트남, 미얀마 등 아시아에 분포한다. 동굴에서 살아가는 동굴성(cave-dwelling) 박쥐와 달리 집박쥐는 한옥의 서까래나 벽 틈을 잠자리로 이용하는 주거성(house dwelling) 박쥐다. 집박쥐는 주로 인간의 주거공간에서 사람과 함께 살며 해충 포식자로 역할을 해왔으나 주거환경의 변화로 서식지를 잃게 되었다.

 

박쥐집을 설치하여 박쥐 서식처 제공

 

이번 행사 참여자는 직접 만든 박쥐집을 농경지 주변에 설치하여 박쥐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서식지를 제공한다. 박쥐집(Bat Box)은 야간에 먹이활동을 마친 박쥐가 휴식하고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으로, 안정적인 온도 유지가 가능한 목재, 시멘트 등으로 제작한 인공구조물을 의미한다. 박쥐는 에너지 소비가 높은 동물이기 때문에 먹이활동을 하지 않을 때에는 잠을 자야만 한다. 이때 포식자의 공격을 피하고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간이 필요하고, 박쥐는 스스로 집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동굴이나 나무구멍, 벽 틈을 잠자리로 이용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박쥐의 잠자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어 박쥐의 생존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박쥐집이 꼭 필요하다.

 

인공으로 만든 박쥐집에 박쥐가 잘 살수 있을까?

 

산림 임연부에 설치한 박쥐 집(Bat Box)

 

박쥐집(Bat Box)은 박쥐의 행동과 서식지 특성을 고려하여 제작하였으며, 서식지를 상실하여 생존위기에 몰린 박쥐는 인공 박쥐집을 이용하여 잘 살아간다. 이미 독일, 영국 등 유럽에서는 Bat Box를 이용한 서식지내 박쥐의 도입은 물론 박쥐 보호 활동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주거지에 설치한 박쥐집
주거지에 설치한 박쥐집

 

농경지 내 서식하는 박쥐는 해충을 잡아먹기 때문에 농약을 적게 쓰는 친환경 농업을 가능하게 해준다. 나아가 건강한 자연환경을 만들어주는 ‘생태계 공공재’로서의 가치가 크다. 생태계 공공재: 공공재(公共財)는 어떠한 주체에 의해서 만들어지면 구성원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재화 또는 서비스를 의미하는데, 생태계에서 곤충(해충)의 개체수를 조절하는 박쥐의 역할을 공공재로 활용한다.

국립생태원은 2016년 2월부터 10개월간 삼척, 문경, 안성, 함평, 제주 지역에서 긴날개박쥐, 관박쥐, 큰발윗수염박쥐, 집박쥐 등 4종을 대상으로 ‘식충성 박쥐의 생태연구’를 수행한 결과 몸무게 7~9g의 집박쥐가 매일 밤 1~3g 정도의 해충(모기 약 3,000마리)을 먹는 것을 확인했다. 집박쥐는 벼해충으로 알려진 멸강나방 속(멸강나방), 이화명나방 속(혹명나방), 멸구 속(흰등멸구) 등의 해충도 잡아먹는다. 농경지 내에 집박쥐가 산다면 살충제 사용을 줄일 수 있다.

 

곤충을 먹는 동물이 박쥐뿐인가?

 

조류, 양서류를 포함하여 두더지, 고슴도치, 땃쥐 같은 포유류도 곤충을 먹는다. 하지만 온대지역에 분포하는 식충성 박쥐는 곤충을 유일한 먹이자원으로 이용한다. 박쥐는 전체 포유류 종의 약 1/4을 차지하며, 그 중 70%이상의 박쥐가 곤충을 먹고 살아간다. 특히 박쥐의 야행성 곤충 섭취량은 다른 동물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월등하다. 이것이 생태계에서 박쥐가 곤충(해충)의 조절자로 평가되는 이유이다.

 

 

집박쥐의 분포

 

집박쥐(Pipistrellus abramus)는 애기박쥐(Vespertilionidae) 과 집박쥐 속(genus Pipistrellus)하며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일본, 대만, 중국, 베트남, 미얀마 등에 분포한다.

 

 

집박쥐의 생태

 

민가 주변에서 서식하며 산림, 논, 습지, 하천 주변을 먹이장소로 이용한다. 집박쥐는 농경지, 하천의 수변식생, 민가 주변의 경작지나 산림 임연부를 주요 취식장소로 이용한다. 집박쥐는 파리목, 인시목, 노린재목, 거미류를 먹이자원으로 이용한다.  민가주택의 벽, 지붕, 인공구조물 등의 다양한 틈을 잠자리로 이용하고, 10~30마리씩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 11월부터 3월에 동면을 마친 집박쥐는 6월 중순 경 2~4마리를 출산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새끼는 출생한지 3주가 지나면 스스로 먹이 활동이 가능하다.

 

 

고가내 집박쥐의 잠자리(함평군 연암, 2018.4.5)
고가내 집박쥐의 잠자리(함평군 연암, 2018.4.5)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행사는 식충성 박쥐의 생태 특성을 활용하여 인간과 야생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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