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 통도사와 범어사 연등
한국의 미, 통도사와 범어사 연등
  • 글로벌환경신문
  • 승인 2018.10.25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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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자 부처가 오는 길은 어디쯤일까?

 

통도, 도통하러 가는 길목, 통도사

어느 밤 연등들고 올 부처를 찾으러 통도사와 범어사를 찾았다.  초록잎이 연두색에서 짙은 녹색으로 건강해지는 오월 사월 초파일은 생기 그 자체다. 지구의 생명이 강렬히 힘을 내뿜는, 한여름의 더위에 견디기 위해 더 큰 몸집으로 키우는 5월,  계절의 여왕과 부처의 길은 같이 닿아 있었다. 득도의 집, 통도사행 버스를 타고 내리니 많은 사람들이 부처를 보러 가고 있어 그 행렬에 들어셨다.

 
부처의 길, 상념의 길 돌다리
부처의 길, 상념의 길 돌다리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금강계단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금강계단

 

 통도사는 선덕여왕 15년(646) 대국통(大國統) 자장율사에 의하여 창건되었는데 산중에 자리 잡은 수행불교(修行佛敎)의 중심도량이었다. 통도사에 모셔진 부처님 사리와 금란가사는 자장스님이 문수보살로부터 바로 전해 받았다고 전해진다. 다른 일반 절과 달리 이 절에는 부처상이 없다. 그 대신 부처 사리를 묻은 부도가 있다.  속고승전에서 당태종이 400함의 대장경과 금란가사를 하사하고 구부(九部)에 명을 내려 공양(供養)케 한 이야기가 전해 온다. 통도사는 부처님의 사리와 가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최초로 대장경을 봉안한 법보사찰이라는 역사적 의의도 있다. 금강계단을 설치하여 전국의 모든 승려들을 이곳에서 계를 받아 득도하게  승보와 법보 등 불교에서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삼보가 이곳 통도사에서 시작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범어사와 금정팔경

범어사는 부산사람이면 누구나 즐겨잧는 금정산 등산로이자 주변의 빼어난 경치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사찰로 유명하다. 여름이면 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봄이면 등꽃이 만발한 도시정원 사찰 범어사가 가을에는 아름다운 오색의 단풍으로 가을의 진수를 보여준다. 중학교시절 봄소풍, 고교시절 가을소풍을 온 범어사, 당시는 버스에서 내려 꽤 먼 꼬불길을 줄지어 걸어갔다고 기억된다.  봄꽃 향기 멀리서 맡으며 친구들 웃음에 마냥 즐거웠던 그 시절, 모교 출신 무용선생님이 학생들과 디스코를 추던 모습, 진솔한 대화도 새록새록 기억난다. 학창시절, 나는 말이 없었다. 자랑할 게 없어서 말보다 늘 보고 듣는 데 집중한 것 같았다.  자주는 아니지만 연등이 좋아서 4월 초파일은 절을 찾아 불교전통이 역사를 거듭해 오면서 우리 문화로 내재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부산 금정산에 위치한 범어사는 신라 제30대 문무왕 18년(678년)에 의상대사가 화엄십찰 가운데 하나로 창건했다.<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금빛나는 물고기가 하늘에서 내려와 우물에서 놀았다고 해서 산 이름이 금정산(金井山)이고 그곳에 사찰을 지어 범어사(梵魚寺)를 건립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창건당시 360개의 요사., 토지 360결, 소속 노비가 100여 호에 달하는 대찰이었으나 임진왜란때 모두 소실되어 거의 폐허가 되었으나 조선 광해군 5년(1613년)에 묘전스님, 해민스님 등이 대웅전과 일주문을 다시 세워 복원했다. 해인사, 통도사와 함께 영남의 3대 사찰로 불리며, 특히 선불교의 전통이 강해서 선찰대본산이라 불린다.

금정산과 범어사의 경치를 이르는 말로 범어삼기와 금정팔경이 있다. 범어삼기는 원효석대(元曉石臺)와 자웅석계(雌雄石鷄), 암상금정(岩上金井)으로 원효암 뒤편의 바위 봉우리, 계명암의 암수 한 쌍의 닭모양 바위, 깎아지른 바위봉우리 위에 있는 금샘이 세 개의 기이한 풍경이란 뜻으로 범어삼기라 불렸다. 팔정팔경은 어산노송(魚山老松, 절 입구 어산교 근처의 소나무 숲), 계명추월(鷄鳴秋月, 계명암의 가을 달밤), 청련야우(靑蓮夜雨, 청련암에 내리는 밤비), 내원모종(內院暮鐘, 내원암에서 듣는 범어사의 저녁 종소리), 대성은수(大聖隱水, 대성암의 계곡물소리), 금강만풍(金剛晩楓, 금강암의 늦가을 단풍), 의상망해(義湘望海, 의상봉에서 바라보는 바다), 고당귀운(姑堂歸雲, 정상인 고당봉을 돌아가는 구름)을 말한다.

범어사에서 작은 오솔길을 따라 가면 계명암이 나온다. "새벽을 알리는 자가 되라". 도의 본질은 자신의 평온을 넘어 선을 통해 타인의 행복마저 이끌어 내는 것일까. 여기에 오니 주변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깨끗한 공기로 마음까지 모두 깨끗이 닦아진 기분, 그래서 사람은 산을 찾나 보다. 

보물 250호 삼층석탑
보물 250호 삼층석탑

 

4계중 유난희 단풍이 아름다운 범어사
4계중 유난희 단풍이 아름다운 범어사
"새벽을 깨우는 닭이 되라" 계명암
"새벽을 깨우는 닭이 되라" 계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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