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들의 때가 왔다
이제 그들의 때가 왔다
  • 김승윤 기자
  • 승인 2020.04.12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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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벚나무꽃, 참나무꽃

 

 

 

                                                               

                                                                             

김 승  윤                                 김승윤 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한국 최초 명동 사무실 옥상에 생태정원을 만드신 

      김승윤 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흐드러지게 피었던 벚꽃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할 때, 벌 키우는 사람들은 이 때 다시 두 가지 꽃을 기다린다.

 

                                                              
                           나날이 신록이 짙어지는 앞산 산벚나무꽃과 참나무꽃
 
 

산벚나무꽃은 사람이 공원이나 길가에 심은 왕벚나무꽃이 막 지려할 때 산속에서 조용히 핀다. 참나무꽃은 새순과 함께 여러 줄모양의 타래로 핀다. 우리네 산은 대개 참나무(상수리나무, 신갈나무, 굴참나무, 갈참나무 등 여러 종류다)가 주인노릇하고 있어서 참나무가 새순을 피워낼 때 신록으로 바뀐다. 꽃도 연둣빛이다. 적어도 나는 참나무가 만드는 신록에 간간이 산벚나무 꽃의 연분홍이 섞여든 산 빛이 가장 아름답다. 이 둘은 봄 산의 빛깔을 그려내는 수채화 물감과 같다.

 

 
                                                     막 피기 시작하는 산벚꽃

 


꿀벌지기가 이들을 기다리는 이유는 산벚나무에서 벚꿀이 나오고 참나무 꽃에서 도토리 화분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꽃이 화려한 왕벚나무에서는 꿀이 별로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동안 생강나무, 산수유, 매화, 진달래가 이미 피었지만 벌들이 먹을 만큼 되지 않는다. 산벚나무, 참나무 꽃이 피어야 비로소 벌들은 먹고 남을 만한 꿀과 화분을 따온다. 한 달 뒤 오월 중순 아카시 꽃 유밀기(꿀이 나오는 시기)만은 못하지만 드디어 봄이 주는 자연의 잉여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제 물 오른 참나무 새순과 꽃봉오리
이제 물 오른 참나무 새순과 꽃봉오리

 

 


벚꿀은 향기롭기로 유명한데, 따기가 어려웠으나 기후변화 때문에 조금 쉬워졌다고 한다. 그리고 벌들이 뒷다리의 꽃가루바구니에 뭉쳐서 수도 없이 날라 오는 도토리 화분을 작년에 처음으로 직접 채취해보았는데 그 달콤한 맛을 잊을 수 없다.

            

 

                     

 

                                      최근 세력이 급속히 커져가는 꿀벌

               

     

이제 그들의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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