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벌과 겨울나기

번역본 마무리 중

2022-02-19     김승윤 기자

 

 

입춘 가까운 어느 눈 온 날

눈온 날 나의 벌들은 어떻게 지낼까?

 

 

벌 뭉쳐 있는데 센서를 넣은 온도계에 24.1도라고 표시된다. 내 방 만큼 따뜻하구나!

 

 

봄 벌 깨우기

아직은 봄이 아니다. 정초부터 양봉장 옮기는 문제로 마음 앓이를 하니 몸도 아프다. 인생 도처에 산이 있는데(人生到處有靑山)

나의 벌들이 살 곳은 찾기 어렵다. 결국 오랜 친구들이 모이는 작은 농장에 합류하기로 하였다. 그곳은 외로운 산속인 이곳보다 따뜻할 것이다. 올해는 마음이 급하여 벌써 열흘 전에 벌들을 밀집시키고 먹이를 넣어주었다. 이른 바 봄 벌 깨우기를 한 것이다. 그러나 날들은 계속 춥기만 하다. 오랜만에 따뜻한 오후. 그들의 보금자리를 살짝 열어본다.

 

 

먹이를 많이 못 먹었다. 아직은 봄이 아니라는 소리다. 이들이 세력을 떨치기 전에 다음 주부터 이사를 하려한다. 수많은 동료들의 죽음을 뒤로하고 겨울을 난 이들이 아직은 기운이 없을 터이다. 이사를 잘 견뎌 줄지 걱정된다. 아직은 봄이 아니지만, 그래서 몸집은 가볍다. 가볍게 이동해서 크게 번성해 보자. 대동강 얼음도 녹는다는 우수(雨水, 19일)다.

 

 

벌 번역서 마무리

“벌들에게서 배우고 함께 일하면서 우리는 세계의 이 사랑스런 곤충의 미래를 다르게 만들 수 있다.”

아래의 책 마지막 구절이다. 일차 번역 작업이 끝났다. 다듬는 작업을 마치고 3월 중 출간 예정이다.

머릿속에 벌이 가득한 것같고 벌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맴돈다.  퇴직 후 공허한 가슴을 이들이 매워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