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줄이려면 보행자는 움직이는 붉은 신호등이라는 인식부터
교통사고 줄이려면 보행자는 움직이는 붉은 신호등이라는 인식부터
  • 글로벌환경신문
  • 승인 2019.05.2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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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5.29

김귀순의 창

 

부산시는 보행중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다 하고 있다. 부산지역 교통사고는 갈수록 줄어드는데 보행사망사고는 계속 늘어난다. 2018년 부산지역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22명으로 162명이었던 2017년에 비해 25% 줄었다. 이중 보행 교통사고 사망자는 69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56.6%로, 2017년의 51.9%에 비해 4.7% 늘어났다.

어떻게 하면 보행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을까?

보행중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부산시를 비롯해 서울시와 전국에서 5030 주행속도줄이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5030 캠페인 효과는 크다. 그러나 이밖에도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보완해야 할 것이 많다.

 

 

도로에서 차가 우선이 아니고 사람이 우선이어야 한다

사람은 움직이는 붉은 신호등, 무조건 멈춰야, 무단횡단 교통사고도 모두 운전자책임으로

 

속도줄이기도 매우 중요하다. 이에 추가해서 보행자가 걷기 편한 보도 디자인으로 도로를 재구조화하고 보행인을 움직이는 빨간 신호등으로 인식하여 횡단보도가 아니더라도 사람이 도로에 들어오면 무조건 차량이 정지하도록 하고 무단횡단 교통사고시 보행자책임을 면제하는 등 관련법규를 정비내지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보행인은 횡단보도로 건너야 한다. 그러나 횡단보도 간격이 너무 길어 보행자가 거기까지 이동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빨리 건너야 할 필요가 있을 경우, 또는 지하도, 육교 등 보행장애물이 있는 경우 보행자는 도로를 횡단하게 된다. 횡단보도로 다니지 않는다고 교통약자인 보행자를 처벌하는 것이 걷기 좋은 도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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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 등 선진국 많은 도시들은 이동시간이 빠른 자동차로 하여금 도로에서 보행자에게 무조건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도로에서 자동차가 우선이 아니고 사람이 우선이다. 자동차면허시험에서 가장 많이 떨어지는 부분이 주행중 시험자가 도로에 사람이 들어 오는 것을 못 보고 정지하지 않는 데 있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바꾸어야 한다.

여기서는 교통약자인 보행인이 도로 건너편으로 이동하기 위해 멀리 떨어져 있는 횡단보도까지 걸어 가거나,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지하도를 지나서 도로를 건너야 하는 힘든 고행을 하지 않아도 된다.  도로 어디를 가로질러 건너가도 사람이 건너가면 무조건 차가 정지해야 한다. 횡단보도만 사람걷는 길이 아니다. 보행자 편의를 위해 횡단보도간 간격도 짧아 조금만 내려가면 횡단보도가 나온다. 가능한 횡단보도로 걷도록 횡단보도야 있지만 때로는 시간을 다툴 정도로 급히 이동해야 할 때나 어린이나 노약자가 있어 이동이 불편할 때도 있는 법, 사람의 어떠한 행동도 이유가 있으니, 그것을 존중해 주는 것이 교통선진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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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보행 실상은 어떠한가?

넓은 도로를 차들에게 내 주고 매연까지 마시면서 바로 건너편으로 이동하기 위해 신호대기를 2 번이상 하거나 힘들게 육교를 올라가고 지하도를 건너야 하는 곳이 아직도 있다. 그렇게 하다보면 1분내에 건널 짧은 도로를 5분이상 걸리게 된다. 더구나 횡단보도로 건너지 않으면 보행자에게 범칙금을 물리거나 교통사고 사망시 불이익을 준다. 심지어는 운전자가 교통약자에게 왜 법규를 지키지 않고 차도로 걷느냐고 욕설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어린이나 노약자는 장애인과 마찬가지로 걸음을 빨리, 많이 걷기 어렵다. 이들 사회적 약자, 교통약자들을 위해 모든 도로에 보행인과 차량이 모두 다닐 수 있도록 도로를 재구조화하여야 할 것이다.

 

대교에도 보행로를 만들자

 

자동차전용도로인 대교도 펜스가 있는 안전한 보행로가 필요하다. 부산에는 바다위를 달리는 대교가 많다.  여기에 보행자가 다닐 수 있는 보도를 설치한다면 부산은 자전거인과 보행인을 위해 바다길을 열어 놓는 것이 된다. 보행로가 있는 남항대교를 걸어 보거나 달려 본 사람이라면 하늘과 바다를 안는 그 즐거움을 알 것이리라.

대교중 보행로가 있어 차와 사람이 바다를 공유하게 만든 남항대교
대교중 보행로가 있어 차와 사람이 바다를 공유하게 만든 남항대교

 

부산시가 보행 교통사망사고를 줄이고 걷기 편한 도시를 목표로 2022년까지 35억 원의 예산을 들여 모두 1252개의 횡단보도를 신규 설치한다고 한다. 현재 1만 1638개에서 1만 3000개로 횡단보도가 늘어나게 된다. 횡단보도 증가와 동시에 보도턱 정비나 교차로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 등 보행환경 정비도 동시에 추진하기 바란다. 횡단보도 설치시 반드시 따라야 하는 보도턱의 높이 낮추기도 0,5cm 이하가 아니라 0 cm가 되도록 하여야 자전거나 유모차 이동에 걸림이 없다. 갑자기 보도가 끊어지면서 턱은 그대로 있어 주변이 잘 보이지 않는 야밤에 걷거나 대낮이라도 앞을 살피지 않고 무심코 걷는 사람, 자전거이동자에게 사고위험이 따르는 이런 보도도 이번 기회에 정비하여야 할 것이다.

보도끝에 턱이 그대로 존치되어 보행사고나 자전거사고 위험이 높은 보도

 

 

 대각선 횡단보도를 만들자

 

특히, 교차로나 사거리 횡단보도는 반드시 대각선으로 만드는 것이 좋다. 대각선 횡단보도가 없으면 건너편으로 이동하기 위해 교차로에 따라서는 횡단보도를 2개 이상 건너야 하고 매번 신호를 기다려야 하므로 이동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대각선교차로는 신속하게 반대편으로 이동을 용이하게 하므로 보행시간을 줄여준다.

 

 

가고 싶은 방향으로 한 번에 이동이 가능한 대각선 횡단보도

 

아직도 대형 교차로에는 대각선 횡단보도가 없는 곳이 많다. 이번에 반드시 이것이 제대로 정비되기를 바란다( 김귀순 부산외대 명예교수/전 국회수석전문위원/(사)아시아환경정의연구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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