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숲 살리기, 재건축단지내 사라지는 작은숲 보호해야
도시숲 살리기, 재건축단지내 사라지는 작은숲 보호해야
  • 글로벌환경신문
  • 승인 2019.04.07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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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4.5

김귀순의 창

 

 

      

 

해마다 4월5일 식목일은 나무에 대한 공공기관과 시민들의 인식이 각별해지는 시점이다. 부산시(시장 오거돈)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는 온난화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숲의 도시 부산’ 조성의 일환으로 생활권 주변 나무에 대한 병해충 무료 진단 및 처방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목(樹木) 건강검진 서비스’는 오는 4월부터 10월까지 계속되며 아파트와 학교 숲, 사회복지시설 등 다중 이용 시설의 모든 수목을 대상으로 한다. 부산시는 지난해 아파트와 학교 등 340개소에 대해 수목 병해충 진단 컨설팅으로 효과적인 방제를 시행하기도 한다.

 

 큰 나무는 공공재다

이번에 시행되는 수목 건강검진 서비스는 민간 수목진료(나무병원) 전문가가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병해충이나 생리적 장애 등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효과적인 방제 방법과 사후관리 방안에 대한 처방전을 발급하여 수목 관리자들에게 수목 관리 매뉴얼을 제공한다. 수목 무료 건강검진 서비스는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에 전화(☎051-888-7124)로 신청하면 된다.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 관계자는 도시 생활권 내 수목 병해충 관리에 필요성은 증가하고 있으나 전문화된 수목 진료 체계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전문적인 수목진료 서비스를 제공해 수목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 좋은 행정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부산시의 수목사랑 노력이면에 반성해야 할 과거도 있다. 부산시는 하야리아부대를 이전시키고 시민공원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부대내에 식재된 아름다리 나무들을 보존하지 않고 없앴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하야리아부대시절의 나무들

 

나무는 하야리아부대의 산 역사이자 아름드리 수목은 생태계에도 매우 소중한 자원이었다. 많은 시민들과 조경전문가들이 이것을 아쉬워하고 있다.

 

사라진 나무는 역사관에 사진전시도 없고 지금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른다

 

시민공원 조성전 하야리아부대 항공촬영시 있었던 숲
시민공원 조성전 하야리아부대 항공촬영시 있었던 숲(녹색라인). 이성근

 

부산 온천천은 양안의 벚꽃나무들이 거목들로 도시숲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부산시가 최근 온천천 교량신설을 하면서 교량 대상지와 신설교량 공사 자재 야적장을 위해 수십년된 거목들을 공사업자들이 베어내 생활권 도시숲이 사라지도록 방치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담당부서의 친환경 마인드와 후속조치를 기대해 본다.  

 

 온천천 주변 수목들
(가칭)수연교 (수안동 삼한맨션과 연제구 거제동 과정교차로연결) 신설공사중

 

 

 

호주 시드니 공사시 나무와 식생보호를 위한 노력들

 

2000년 시드니올림픽때는 올림픽경기장 건설로 인해 나무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소실나무 그루당 해당 건설사에게 엄한 벌금(그루당 1억?)을 부과하였다. 그 결과 건설사들이 기존 나무들을 이식하더라도 보호하기 위해 각별한 주의를 하였고 공사가 끝난 후 재식재되었다.

 

이식시나 재식재시 고려해야 할 뿌리보호 반경

 

호주 시드니뿐 아니라 미국의 여러 도시들도 도시숲으로 기존나무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개인가옥이라 하더라도 가옥내 나무를 함부로 베어 버리지 못하며 대단위 공사가 이루어질 경우 현장공사 인근에 나무와 식물을 이식하여 공사완료시점까지 심어둘 장소와 나무 및 식생 종류를 자세히 작성하여 보고하도록 한다. 가능한 기존나무들이 수명을 다하도록 공사현장에 그대로 두거나 이식되더라도 동일현장내에서 제배치 식재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대로 두는 나무들을 리스트로 만들어 공사시 최대한 다치지 않도록 보호한다.  나무와 식생 5미터 반경이내 공사가 있을 경우 조경전문가가 수목보고서를 사전에 제출하도록 하여 공사 현장 감독들이 반드시 인식하도록 한다. 이식되는 나무와 식물들은 설계상 조경부지로 정해진 곳에 이식한다.

 

수목보고서에 명시된 나무와 식생들은 건설공사전 반드시 펜스로 보호막 설치
수목보고서에 명시된 나무와 식생들은 건설공사전 반드시 펜스로 보호막 설치

 

공사전 조경전문가를 반드시 공사계약과 동시에 고용하도록 하고 공사시 어떤 장비를 사용하는지, 현 조경부지내 어떤 장비가 접근하는지, 공사자재와 장비가 공사현장 어디에 두는지, 공사시 토양경사를 변경하는지, 나무손상을 최소화하거나 예방하기 위해 어떤 공사계획을 수립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도록 한다.

 

조경전문가 고용, 공사중 나무 치료 및 나무 살리기

 

작업중 뿌리가 잘라져 어쩔 수 없이 뿌리가 손상되었다면, 뿌리부분에 물을 주어 나무가 재생하도록 한다. 건설작업중과 작업후에 반드시 물을 주어 흙이 촉촉하게 젖어 있도록 한다. 나무상단을 잘라 뿌리가 재생하는 것을 돕는다. 자격증 갖춘 수목전문가를 건설현장에 상주하시켜 나무를 치료하거나 나무이식과정을 책임지도록 한다.

재식재는 시나 구의 녹지위원회의 개발동의를 받아야 하고 재식재되는 식생의 종류를 위원회에 제출하면 부지 적합도 및 조경면적의 준수 여부도 위원회에서 판정한다. 이것을 지키지 않을 경우 벌과금을 부과하여 공공녹지 조성경비로 쓴다. 모든 작업은 수목관리법이나 녹지위원회 수목전문가가 실시하는 규칙을 따라야 한다.

 

 

재건축 시 사라지는 작은숲 보호하자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로 도시숲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택단지에 쌈지공원이 적은 우리들의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생활권내 도시숲은 아파트단지내 정원과 산책로주변 거목들이나 쌈지공원형태로 이루어지며, 지역사회의 주요 생태자산이다.  지금 부산은 노후 아파트단지들의 재건축추진이 활발히 진행중이다. 단지내 정원이나 산책로의 오래된 거목과 식생들을 도시의 생태자산으로 보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40년 넘은 이 아파트는 단지 둘레에 작은 숲이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었는데 재건축시 철거하면서 아파트와 동시에 수목까지 모두 제거했다. 이를 살려 두고도 신축아파트를 지을 수 있을 터이지만 인식이 부족하다. 작은 숲이 사라진 이곳에는 현재 흙 등 건설잔재물을 야적해 두고 있다. 이 작은 숲이 완전히 생태 복원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철거중인 재건축아파트, 30년이상 거목들이 모두 제거되었다
철거중인 남천 타워 재건축아파트, 40년이상 거목들이 있었던 작은숲이 사라졌다

 

부산시의 나무사랑인식이 재건축아파트건설에도 호주와 같은 수목관리법이나 관련조례 제정을 통해 생태적 자산이자 도시의 아름다운 풍광인 거목들이 오랫동안 도시의 역사로 남아있기를 희망해 본다.  파리에 가보면 노틀담 사원 가는 길에 거목이 그대로 역사가 되어 남아 있어 수백년전 그곳에서 사원종지기가 바라보았던 속세에 대한 그리움과 나무아래에서 사랑을 맹세했던 연인들이 나무와 함께 크로즈업된다.  도시는 문화와 역사, 생태가 함께 가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는 무엇을 지켜 나가야 할 것인가

 

새로 나무를 심어서 소실되는 나무를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소실된 거목이 대체될 정도로 성장하려면 적어도 25년에서 50년 걸린다.  거목이 소실되면 작은 나무가 다 자랄때까지 생태적, 문화적으로 큰 갭이 발생된다.  잃어버리는 것은 순간이지만, 회복하는데는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 

최근 부산 석포로 일대에 심어진 느티나무가 상가간판을 가리고 비대해진 뿌리가 보도블록을 밀어내는 등 수종교체나 나무이식을 원하는 주민민원이 남구청에 접수되고 있다고 한다.  석포로 일대는 보도가  사람 지나다니기도 부딪힐 정도로 아주 좁은데 가로수로서 느티나무를 선택한 것은 보도사정을 참작하지 못한 것같다. 느티나무같이 크게 자라는 나무는 가로수따라 표피식물을 식재해도 좋을 만큼 보도와 가로정원 폭이 넓을 때 식재하는 것이 좋다.

 

1991년생 느티나무 가로수 이식민원이 들어온 부산 석포로 일대
생육환경이 나빠 느티나무 뿌리가 보도블록을 깨고 '나도 살고 싶다' 고 외친다

 

석포로 일대는 장기적으로 대중교통인 우암선을 연결하여 자동차 이용감소를 유도하여 걷기 좋은 도시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느티나무는 뿌리발달이 활발하기 때문에 석포로처럼 보도블록 사이에 나무를 식재하면 보도블록을 뿌리가 차고 올라오게 된다. 가로수는 최소  1미터 정도의 폭으로 가로정원을 만들어 수목아래 관목이나 표피식물식재를 하고 나무를 심으면 뿌리가 보도블록을 올라오는 일도 없고 나무도 울창하게 자라 도시인들의 허파가 되줄 것이다. 보도에 2열, 3열로 심는다면 느티나무는 도시인에게 더할 나위없는 산소공급처, 시원한 녹음그늘, 새들의 안식처로서 도시숲의 보배수이다.

 

 

표피식물 식재로 뿌리가 잘 보호되게 심어
도시의 풍광을 더해주는 느티나무 가로수

 

도시숲, 가로정원이 있는 2열, 3열 느티나무 가로수

 

 

도시는 무엇을 지켜 나가야 할 것인가?  도시는 역사를 지키고 나무와 식생들의 생태문화적 가치, 각종벌레와 새들의 산란장이 되는 거목의 생물학적 가치를 알아야 한다. 지혜의 숲에서 인간의 상상력은 살아나고 문화가 꽃핀다. 숲이 있는 도시에서 시인이, 예술가가 탄생되고 도시는 진화를 거듭한다(김귀순 전 국회수석전문위원/부산외대 명예교수/아시아환경정의연구원 원장).  

 

1601년생 거목. Viviani(파리)
2열, 3열 가로수가 도시숲(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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