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만병통치약 프로폴리스, 이렇게 만든다
신비의 만병통치약 프로폴리스, 이렇게 만든다
  • 김승윤 기자
  • 승인 2023.03.14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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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량 추출에 공과 시간이 많이 들어 귀하다

                                        시나브로 만들어지는 프로폴리스

 

유네스코 한국회관에 한국 최초 옥상생태정원 조성

유기농 자격증 취득 조경학 박사 농부

김승윤 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한국총장보

 

벌들이 만들고 인간들이 이용하는 봉산물에는 꿀과 밀랍 외에도 “프로폴리스”라는 것이 있다. 아는 사람들은 검고 끈적한 액체가 담긴 작은 프로폴리스 병을 기억할 것이다. 양은 되게 적은데 기격은 비싸고, 만병통치약처럼 어디어디에 좋다더라는 소문이 많다.

프로폴리스는 원래 벌들이 식물의 끈적이는 진액을 물어와 효소를 첨가해 만드는 까만색 물질인데, 벌들이 벌집의 틈새를 메우거나 표면에 바를 때 쓴다. 일종의 접착제 기능을 하기에 한자로는 아교에 빗대어 봉교(蜂膠)라고 한다. 영어의 프로폴리스(propolis)는 그리스어 pro(앞)와 polis(도시)의 합성어로 도시를 방어한다는 거창한 의미를 갖고 있다. 벌들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의 도시(성)인 벌집에 각종 세균들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방어하기 위해 쓰기 때문에 이 말이 딱 들어맞는다. 살균, 항산화, 항염 등의 효과가 탁월한 이 신비 물질은 고대로부터 방부제, 염증 치료제, 강정제 등으로 쓰였다.

그런데, 이 프로폴리스는 벌들이 만드는 양도 적거니와 그것을 수집하여 추출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프로폴리스를 채취하기 위해서는 먼저 벌집 위에 프로폴리스 망을 설치하여 벌들이 프로폴리스를 망에 붙이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벌들이 활동을 그치고 월동에 들어가면 이 망들을 모아 프로폴리스 알갱이를 분리시킨다. 분리된 알갱이들을 가루로 만들어 주정(에탄올 95%)에 담가서 프로폴리스를 추출한다. 그런데, 주정에 넣어도 프로폴리스가 바로 녹아 나오지 않으므로 거의 일 년 동안 추출병을 흔들어 주어야 한다. 수집에 일 년, 추출에 일 년, 도합 최소 2년이 걸린다!

이럴 때 생각나는 아름다운 순수 우리말이 있다. 시나브로! 사전적 의미는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이다. 프로폴리스는 그야말로 시나브로 만들어진다. 이 귀찮은 일을 계속 미루다가 금년에 한번 실행해 보았다. 프로폴리스 망을 터는 기구부터 만들고 절구질까지 하는 천신만고(?) 끝에 프로폴리스 가루를 만들어 추출 병에 담갔다. 떡하니 서있는 됫병 두개에서 갈색이 슬슬 나오기 시작하니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제는 앞으로 일 년 동안 날마다 이 병들을 흔들어 주어야지.

 
 
 

그런데 한편 생각해보니 이처럼 시나브로 이루어지는 일들이 너무 많다. 애타게 기다리는 봄도 시나브로 시나브로 온다. 작년에 태어난 손주 선이도 시나브로 자라 벌써 첫돌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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