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밀랍의 신비, 밤꿀은 약꿀이다
노란 밀랍의 신비, 밤꿀은 약꿀이다
  • 김승윤 기자
  • 승인 2022.06.22 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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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월의 풍경

 

유네스코 한국회관에 한국 최초 옥상생태정원 조성

유기농 자격증 취득 조경학 박사 농부

김승윤 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한국총장보

 

 

유월의 양봉장은 비릿함이다. 농장과 주변의 밤나무가 꽃을 피워대기 때문이다. 구미호 꼬리 같은 밤꽃들이 이제는 바닥에 떨어져 지천으로 나뒹굴고 있다. 곁에 있는 헛개나무 꽃도 피어 벌들이 정신없이 붙고 있지만 냄새는 풍기지 않는다.

 

간에 좋다고 소문난 밀원 식물 헛개나무 꽃

 

일주일 전 벌통 몇 곳에 쌓인 야생화 꿀을 조금 늦게 채밀을 했더니 이미 밤꿀이 유입되었다. 밤꽃 특유의 맛이 느껴진다. 야생화 꿀인지 밤꿀인지 모르겠다.

그동안 아까시 꿀 채밀 때부터 모아 둔 밀랍 쪼가리들을 끓는 물로 정제하여 밀랍 원괴(덩어리) 만드는 작업을 해 본다. 오랜만에 해보는 일이다. 양봉 초기에는 밀랍초 만드는 일에도 관심이 많았으나 일에 치어서 관심이 시들해졌다. 역사적으로 보면 양봉을 하는 이유가 꿀보다도 밀랍에 있었던 시절도 있었다. 성당과 사찰에서 양초를 만들기 위해 양봉을 했던 것이다. 밀랍은 벌들이 꿀을 먹고 몸에서 화학적인 변화를 일으켜 생산하는 것인데, 벌집을 만들고 새끼방이나 꿀방을 봉할 때 쓴다. 이 갈색의 거칠게 보이는 물질이 정제를 하면 노란 밀랍덩어리가 만들어지니 신기할 따름이다. 양초, 화장품 등 수많은 용도로 쓰이는 이 밀랍은 정말 신비로운 물질이다. 만들어진 밀랍 원괴는 마치 보름달 같다. 치즈 케익 같기도 하고 첨단 반도체 회사의 웨이퍼 같기도 하다.

 

 

신비로운 노란 밀랍덩어리

 

지금은 벌들을 늘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늘어난 벌들을 쪼개어 작은 교미상을 만든다. 새 여왕벌이 태어나 교미를 마치고 산란을 시작하면 새로운 한 통의 벌이 된다. 올해는 얼마나 늘린 것인가. 힘에 부치지 않게 하자.

벌통을 열어서 밤꽃과 헛개꽃에서 동시에 따온 꿀들이 모이고 있는지 살펴본다. 아직은 더 기다려야겠다. 비릿한 밤꿀은 약꿀이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밤꿀이 고소하다고 한다.

 

참고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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