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유발 소독물 먹는 부산 시민들, 플린트시 수돗물 시민 소송에서 배워야
암유발 소독물 먹는 부산 시민들, 플린트시 수돗물 시민 소송에서 배워야
  • 글로벌환경신문
  • 승인 2022.08.06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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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있는 교수가 이끌어 낸 6억 배상금과 고발로 수돗물 관련 공무원 4명 직위 해제

 

 

환경부가 녹조 개선을 위해 8월 3일부터 5일까지 남강댐 방류량을 100~300톤/초당초: 약 28톤/초)늘리면서 하류 창녕함안보도 함께 방류하고 있다.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달 부산 상수원인 물금·매리 지역 원수의 남조류 농도가 최근 4년 중 최고치인 1㎖당 최대 14만 4450개, 남조류에서 생성되는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LR은 최고 3.5ppb가 검출돼 식수 감시항목 지정(2013년)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5일 발표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조류독소 제거 등 공정을 강화하고 검사 대상 조류독소 종류를 5개에서 9개로 늘려 수돗물 안전성을 확보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 말을 믿는 시민이 얼마나 될까? 

이것은 마이크로시스틴 등 유해 성분들을 제거하기 위해 염소 등 각종 화학물질을 사용한 소독물을 수돗물로 사람들이 장기간 먹게 되면 암 발생율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고도정수 처리해도 미량 유해물질은 조금씩 남아 있고 대장암 유발 미세 플라스틱도 제거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환경부가 녹조 수를 줄이고 초고도정수처리 도입 등 정수과정을 개선한다고 안전한 먹는 물이 될 수 있을까? 합천 황강ㆍ창녕 강변 여과수 취수원 이전 시 도입하려는 초고도정수처리는 하수도 물 정화에 사용된다. 또 인체에 꼭 필요한 미네랄까지 모두 제거하므로 수돗물로 적합하지 않다. 

낙동강 하류 도시 창원ㆍ양산ㆍ김해 등 동부 경남 지역 주민들의 수돗물 수질도 부산시와 다를 바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수자원공사가 동부 경남 수돗물 수질 검사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수질이 나쁘기 때문이다. 취수원 변경은 부산시뿐 아니라 동부 경남 주민들의 삶의 질 제고에 필요하다. 이것이 경상남도가 덕산댐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덕산댐 건설은 안전한 물 확보뿐 아니라 수력발전을 통한 재생에너지 창출로 2050 탄소중립 달성에도 도움된다.

소독 부산물

염소 소독 부산물, 암 걸린 물고기

이화여대 박석순교수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

강 오염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

고도정수처리 만능주의가 부산시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2018년, 2019년 연속 18대 특광역시 중 암 사망자가 가장 많은 도시가 부산이다. 30년간 강물 소독물을 먹은 결과다. 여름만 되면 되풀이되는 마이크로시스틴 수돗물 포함 여부 논쟁은 이제는 그만할 때가 되었다. 강물 취수원은 마이크로시스틴 이외에 정수과정으로 해결할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들이 많이 있다.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와 환경부, 덕산댐 설치 용역 발주하라

따라서 부산ㆍ동부 경남 수돗물 불안 해소는 비가 많이 오는 지리산에 덕산댐(저수량 최저 8.8억톤~최고 10억 5천만톤으로 추산하고 있다. 창원 등 동부경남 연간 필요량 1.8억 톤, 부산 연간 필요랑 3.7억 톤, 울산 연간 필요랑 0.3억 톤, 합계 5.8억 톤이라 3억 톤이 남는다. 이렇게 볼 때 덕산댐이 부울경 메가시티 제 1호 사업이 되어야 할 당위성이 있다. 수량이 부족한 남강댐(저수용량 3억 1천만 톤)물 대신 덕산댐을 건설해 안전한 식수를 공급하는 것만이 답이다.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가 오는 9월 예정인 안전한 수돗물 공급 용역 발주 시 수돗물 공급 정책을 왜곡시킨 '취수원 다변화' 대신 '부산 수돗물 취수원 확보 덕산댐 건설방안'을 용역 과제로 선정해야 한다. 환경부도 부산시민도 반대하고 합천ㆍ거장 군민도 반대하는 황강 복류수와 창녕 강변여과수 공급안은 폐기하고 덕산댐 취수원개발 용역을 발주하여야 한다. 

 

댐물 취수원과 강물 취수원의 인체 유해 정도는 플린트시 사례에서 확인된다.

다음은 강물 취수원이 얼마나 인간에게 위협적인가를 잘 보여준 미국 미시간주 플린트시의 사례를 들어 보겠다. 플린트 강물과 휴런호 댐 물 수돗물의 인체 유해성 차이와 미국 시민들의 용기있는 행동이 우리에게 귀감이 된다. 

2015년 11월 13일 주민 4가구가 디트로이트시 미국 미시간 동부 지방법원에 주지사 릭 스나이더를 비롯한 공무원 13명을 상대로 집단 소송장을 제출했고 2개월 뒤 시민 3명이 유사한 내용의 소장을 제출했다. 그 뒤 3건의 소장이 더 제출되었다. 법정의 최종 판결은 2020년 8월 8억 달러 배상금을 주민에게 지급하라고 하였다. 납 수돗물 사태 책임을 지고 플린트시 1명, 주 환경부 2명, EPA 1명 총 관료 4명이 사임했다. 미시간 주지사 스나이더는 대시민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플린트 시민들에게 의료지원과 수돗물 인프라 재구축에 투자할 것을 약속했다.

 

 

 

이러한 승소 판결로 시민 승리를 가져오게 만든 영웅이 있었다. 바로 에드워즈( Marc Edwards) 버클리공대 환경공학과 교수다. 그는 플린트시의 수돗물의 유해성을 알리기 위해「독극물이 있는 도시(THE POISONED CITY)」라는 책을 출간(메트로폴리탄 출판. 2018.7.10)했다.  한 용감한 교수와 결기 있는 시민들이 시와 주 당국자의 직무 유기를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플린트시 독극물 수돗물은 전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Marc Edwards 버지니아공대 환경공학과 교수,

2016년 워싱틴 DC 의회에서 납 수돗물 청문회 증언

 

에드워즈 교수는 2004년 워싱턴 DC 수돗물 속 납이 연방 환경청 기준을 초과했다고 워싱턴포스트지에 발표했다. 에드워즈 교수는 연방 환경청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것이 계기가 되어 수돗물 납 성분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에드워즈 교수의 발표에 대해  미 질병관리예방센터(CDC: the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는 납 수치(300)로 피해 본 세대는 없다고 하였다. 이에 대해 에드워즈 교수는 미국 내 음용수 수질 기준이 너무 낮아지면 시민의 건강이 위협받는다고 반박하였다. 미시간주 보건부가 안전하지 못한 수돗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플린트시 수도관 교체를 지시했다. 에드워즈교수는 주민들과 함께 아동 혈중 농도 납 포함 여부에 대한 데이터를 직접 ㆍ조사해 보관하였다.

CDC는 수돗물 납 검출 지역 주민들의 혈중 납 농도에 대한 정보 공개를 거부하였다. 디른 기관들도 마찬가지로 정보 공개를 하지 않았다. CDC 보고서의 가공되지 않은 측정 당시의 데이타(RAW DATA)를 구하기 위해 정보 공개 청구까지 하였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아동병원 보고서의 도움으로 워싱턴의 납 수돗물 공급 기간 중 해당 지역 내 거주하는 혈중 납 농도가 2배 이상 높은 아동 수를 파악했다. 2010년 의회 청문회에서 CDC가 아동건강에 대한 납중독 데이터를 왜곡했다고 워싱틴 DC 미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하였다.

 

증거는 수도관에

플린트시 아이들의 납 중독 문제는 플린트 강물 수돗물의 물 위험성을 시급히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플린트시가 시민들의 가정집 수돗물을 테스트했고 미시간주 환경부는 납이 기준치 이상이라는 사실을 발표했다. 그러나 에드워즈 교수는 주 환경부 분석이 수돗물 관련 당국에 의해 언제든지 조작될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직접  테스트를 하고 분석을 해 관련 데이터를 확보했다. 에드워즈 교수는 2015년 4월 한 달간 플린트시 시민의 가정집에서 30개의 수돗물 샘플을 채취했다. 

납 과다 수돗물 노출 조사의 신빙성을 기하기 위해 병에 수돗물을 담아 봉해 500마일 이상 떨어진 그의 개인 실험실이 있는 버지니아 공대까지 가서 직접 조사했다. 각 가정으로 공급되는 수도관 300곳을 조사하니 가장 높은 곳은 13,000 ppb를 넘었고  평균2,000 ppb였다.  EPA는 5,000 ppb만 되면 유독성이 있는 물로 인정한다. 

과거 미시건주 플린트시(Flint)의 수돗물 문제는 세균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납 성분이었다. 각 가정으로 가는 수도관에서 납 성분에 의한 부식이 발생했고 이 수돗물을 시민이 5년 이상 먹었다는 사실을 EPA에 알렸다. 납과 구리 기준치를 초과한 수돗물을 시민에게 공급한 것은 법에 위배 되고 시민의 공중보건을 위협한다. Del Toral의 수질 조사와 달리 플린트시의 수돗물 관련기관은 인체에 영향이 없는 극소량의 납이 들어 있어 인체 유해성은 없다고 허위 발표하였다. 플린트시와 주 상수도 당국은 납이 우려할 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납 부식 수도관에 대해 함구했다.

이에 반발한 에드워즈 교수는 Tom Poy(수돗물ㆍ지하수 EPA 시카고 분소장)에게 플린트시 납 수돗물 조사 보고서를 보냈다. 납 수돗물로 아이들의 건강이 위험해진 것을 시민들에게 알려야 하고 시민들은 알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플린트시와 주 상수도 당국은 이를 철저히 은폐했다. 에드워즈 교수의 독자적 실험 데이터 확보가 없었다면 승소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용기 있는 교수와 수돗물 채취에 협조한 시민들의 공로로 은폐로 일관한 당국의 부조리한 물 행정이 미국 전역에 알려졌다. 워싱턴 DC 미의회에서 납 수돗물 청문회까지 하자 플린트시와 주정부는 즉시 시정했다. 그 결과 플린트시 시민들은 플린트 강물 대신 안전한 휴런호 수돗물 공급과 부식된 수도관 교체, 손해배상까지 받아낼 수 있었다.

우리 부산도 시상수도사업본부가 더 이상 시민들을 기만하지 못하도록 버지니아 공대 환경공학과 에드워즈 교수같은 용감한 수질 전문가가 나왔으면 한다. 정확한 수질 데이터 확보는 관행적으로 거짓말하는 공직자들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 

 

부실한 신규 취수원 이전 책임, 부산시 환경실장 해임하고 부산시장은 사과하라

강물 취수원의 문제점은 강 어디를 가도 똑같이 발생한다. 그런데도 부산시는 30년 만의 취수원 이전을 댐 취수가 아닌 강물 취수로 선택했다. 부산시가 덕산댐 취수원 이전을 추진하기 위해,  ▲2021년 6월 확정된 합천 황강 복류수와 창녕 강변여과수 수돗물 신규 취수원 이전 계획에 동의한 부산시장은 사과하라. △지역 주민이 쓰기에도 부족한 합천 황강 복류수와 오염물질 여과도 잘 안되는 창녕 강변여과수 취수원 이전을 추진하기 위해  상류댐 취수원 이전에 소극적인 부산시 물 정책 최고 책임자를 해임하라. ▲2021년 덕산댐 보고서 유출 누명으로 의도적 승진 배제ㆍ직위 해제ㆍ감봉ㆍ유배지 근무 처벌받은 취수원확보 팀장을 명예 회복 차원에서 맑은물 정책과장으로 승진 ㆍ보임하라. ▲부산시는 8월 25일 교체될 낙동강유역 물관리위원 전원을 덕산댐 추진 전문가로 추천하라.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는 덕산댐 취수원 개발 용역을 시행하라. ▲환경부는 황강ㆍ창녕 취수원 이전 계획 폐기하고 9월 실시 설계 용역에 '덕산댐 취수원 개발 방안' 포함하라.

부산시장과 환경부 장관, 윤석열 대통령은 2030부산엑스포 추진 도시가 선진국 도시들이 금기시하는 오염된 강물을 고도 정수 처리한 수돗물을 시민에게 공급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엑스포 참석자들이 시민 보건에 가장 중요한 물 환경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할 것이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배수지 및 급수블록 수질관리시설 확대사업, 배수지 위생관리 개선사업, 상수도관 세척사업 등을 추진하는 등 국제숙련도 수질분석 평가 6년 연속(2016~2021) 전 항목 ‛적합’ 판정받았다. 이러한 노력에 앞서 원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부산시민을 위한 안전한 물 공급은 전국 최 다우 지역에 댐을 지어 깨끗한 원수를 공급하는 일뿐임을 명심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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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플린트 납 수돗물 사태 - 나무위키)

2014년, 미국 미시간주 플린트(Flint)시가 한화 약 57억 원 남짓을 아끼기 위해 상수도 공급원을 바꿨다가 수돗물에 납이 섞여 납 중독 피해자가 10만 명 남짓 생긴 환경재난.

2. 발단

2.1. 경제 불황으로 인한 재정 감소

원래 미국 미시간주는 자동차 공업의 메카였으나, 미국 자동차 산업이 망하고 GM이 공장을 폐쇄하자 직격타를 맞고 주 전체 경제 상황이 폭삭 망했다. 이런 경제불황을 겪는 대표적인 도시가 원래 자동차 공장이 있던 디트로이트시와 그 옆의 공업도시 플린트시였다.[1] 이 도시들의 경제상황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슬럼가 처리를 들 수 있다. 사람들이 경제사정을 도저히 감당하지 못하고 집을 버리고 떠나는 일이 잇따라 거리가 슬럼화되자 범죄에 악용되는 등 온갖 문제가 발생하였으나, 복구는 엄두도 못 내고 유지비용을 줄여 타 지역에 제공하는 필수 서비스라도 유지하려고 세금을 들여서 문제가 된 거리를 아예 밀어버렸다.

 

2.2. 릭 스나이더 주지사 취임

원래 미시건주는 1990년 재정위기관리 제도(financial emergency procedure)의 근거가 되는 법을 제정하고, 하부 지자체에 재정위기가 닥쳤을 경우에 주 정부가 비상재정관리인(emergency financial manager)을 파견할 수 있도록 하였다.

2011년, 헬게이트가 열린 미시간주에 공화당 소속이자 전직 회계사인 릭 스나이더(Rick Snyder)가 주지사로 취임했다. 스나이더는 더 이상 디트로이트처럼 파산하는 도시가 나오게 할 순 없으므로 방만하게 재정을 운용하는 지방자치단체를 단속하겠다고 하며 기존 재정위기관리제도를 더욱 강화한 새 법을 입법하였다. 새 법에서는 비상재정관리인에게 부여한 권한이 매우 강력해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었다. 지방자치를 중시하는 미국의 정치 풍토상 비상재정관리인의 권한이 지나쳤기에 반발이 심하여[2] 결국 주민투표까지 시행해서 2012년에 법을 무효화시켰다. 그러나 스나이더 주지사는 디트로이트시를 겨냥해서 그해(2012) 세 번째 법을 입법하고 주민투표 대상이 안 되도록 조치하여 끝내 관철시켰다.

2012년 제정한 법률에 따라 선임된 비상재정관리인들이 플린트시에서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3. 전개

3.1. 디트로이트의 수도료 인상

비상재정관리인들이 플린트시의 방만한 재정을 관리하겠다고 손 댄 것 중에 상수도가 있었다. 플린트시는 원래 디트로이트시와 30년 계약을 맺고 디트로이트가 휴런 호에서 취수한 상수도를 사용하였다. 그런데 디트로이트시가 돈이 곤궁하다고 사용료를 올려버리자 마찬가지로 재정적자 상태인 플린트시에 심각한 부담이 되었다.

이에 플린트시는 비싼 사용료 내고 쓰느니 어차피 휴런 호가 멀지 않으니 어떻게든 없는 돈이라도 쥐어짜서 자신들이 직접 휴런 호에 파이프를 연결하여 자체취수하기로 결정했다. 혹 때려다 혹 붙인 격이 된 디트로이트시는 어떻게든 이를 막아보려고 노력했으나 실패한다. 플린트시는 결국 2015년 말-2016년 초부터 자체취수를 하기로 하고 파이프 건설을 시작했다. 할 수 없이 디트로이트시는 30년 계약 이후 투자한 돈을 요구하고 앞으로 1년 동안만 물을 공급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플린트시가 자체 취수를 시작하는 시점은 디트로이트시가 상수도 공급을 끝내고도 1-2년 뒤였다. 그 사이 기간 동안 물을 끌어쓰려면 5백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추정하였다. 돈 아끼기 위해 하는 짓인데 하고 나니 생돈 나가게 생기자, 비상재정관리인은 어차피 한두 해만 버티면 되니 그냥 임시정수장을 만들어서 시내에 있는 플린트 강에서 물을 끌어다 쓰자고 제안했다.

 

3.2. 문제의 시작

그런데 문제는 플린트강이 상수원으로 쓰기에 적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14년 4월, 플린트시가 디트로이트에서 플린트 강으로 상수원을 전환하자마자 각종 문제가 터졌다. 물에서 악취가 나는 정도는 기본이고 물이 변색되거나, 집단 레지오넬라균 중독 사태가 일어나거나, 대학/병원/공장에서 기기가 부식되고 고장나는 상황이 급증했다. 플린트강은 수질도 수질이지만 산성도가 높아서 상수원으로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았으며, 이는 상수원 전환 이전부터 지적받은 사항이었다.

여기서 잘 알려지지 않은 충공깽한 사실이 있는데, GM[3]은 플린트 강이 상수원으로 바뀐 후 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에서 엔진 부식이 계속 발견되자, 플린트강을 공업용수로 사용하길 중단하고 휴런 호의 물을 사용했다. 문제는 이걸 공론화하지 않고 그대로 냅둔 것. 결국 '공업용수로도 못 쓰는 물'을 플린트 시민들은 마신 것이다.

플린트시도 수질이 이렇다 보니 염소를 더 첨가해서 살균하였으나, 이 와중에 염소 관련 부산물로 발암물질 트리할로메탄이 발생, 연방환경청(EPA)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하지만 미시간주에서는 문제가 있었으나 해결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연방환경청은 산성 물을 쓰면 철 상수도관과 납 상수도관이 부식되고[4] 집 안 상수도관 이음매에 사용하는 납이 수돗물에 용출될 수 있으니 물의 산성도를 낮추기 위해 부식방지제를 넣으라고 권고했지만, 미시간 환경청에서는 아직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고 부식방지제를 넣으면 하루에 100달러씩 추가비용이 발생하니 비싼 돈을 들여서 넣을 필요가 없다고 응답했다.

연방환경청에서는 납 성분이 검출된 것[5]을 근거로 재차 부식방지제를 넣으라고 권고했지만, 미시간 환경청은 자체조사결과에 납 수치가 기준치 미만이라는 점, 정확한 부식억제제 투입양을 산출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주 정부의 독립성을 이유로 들며 이를 거부했다.

 

3.3. 미시간주의 꼼수

그런데 미시간주의 검사결과 자체에 큰 문제가 있었다. 미시간주의 검사결과는 규칙상 제외한 두 샘플을 제외하면 납 수치가 기준치 미만이었다. 두 샘플을 제외한 이유는 '수도꼭지에 필터가 붙어 있어서', '가정이 아닌 식당 주방의 수도여서'였다.

문제는 필터를 장착했기에 제외한 샘플이 수도관을 가장 오래 통과해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worst-case scenario)한 샘플이라는 것이다. 필터를 장착하면 실제보다 오염치가 낮게 나와 검사 결과를 왜곡시킬 수 있기에 집계에서 제외시킴이 규정이었지만, 해당 샘플의 실제 검사 결과는 필터로 오염치가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기준치를 훌쩍 넘었다. 즉, 상황을 올바르게 파악하기 위해 만들어준 규칙을 상황을 왜곡하기 위해 사용한 것.

게다가 나중에 조사로 드러난 사실은 해당 샘플조차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미시간주 환경청은 어디에 납 수도관이 매설되었는지도 모르면서 검사대상을 선정하였다.

 

3.4. 미시간 주정부의 막장 대응

이런 식으로 미시간주와 EPA가 핑퐁 게임으로 아웅다웅하는 사이 수돗물에 대한 주민 불만이 급증하고, 큰 기관(대학/병원/공장)에서는 수돗물을 안 쓰고 디트로이트로부터 직접 용수를 공급해 사용하였다. 그러나 미시간주 정부는 검사결과를 근거로 수돗물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물을 끓어먹으라는 앵무새 답변만 반복하였다. 심지어 이 기간에 주지사가 쓴 이메일을 보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주민들이 생트집을 잡는다는 식이었다.

플린트 시장도 지역방송사의 아침 뉴스에 나와서 직접 물을 시음(...)하셨다. 주민들이 화가 나자 플린트 시의회에서 다시 디트로이트시에서 물을 사오자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나, 비상재정관리인이 재정 절감이 더 중요하다면서 결의안을 거부해버렸다.

 

3.5. 드러난 문제점

단순 짐작으로만 있던 문제점은 현장에서 일하던 의사들의 손으로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현장에서 일하던 의사들이 유아들에게 발진 등 피부 질환이 급증하자 수상하게 생각하여 개인적으로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상수원 교체 전후 대비 아이들 혈중 납 수치가 2~3배 증가했음을 확인하였다. 역설적이게도 연방정부 차원에서 납 중독을 염려하여 기초생활수급 가정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납 검사를 의무화했기 때문에 데이터를 산출할 수 있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민간 전문가들이 수질검사를 다시 하였는데, 결과는 상상을 초월했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미시간 주의 주장과 달리 수돗물 샘플들의 납 수치는 기준치를 1000배 이상 초과했다. 민간 전문가는 이를 토대로 다시 미시간 환경청에 문의했지만, 미시간 환경청은 끓여 마시면 문제 없다고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앵무새 답변을 반복할 뿐이었다. 납은 물을 끓이는 정도로 제거할 수 있는 물질이 아니다. 이런 눈 가리고 아웅 처사에 분노하여 주민들이 몇 달 동안 재차 수질검사를 하고 정보공개청구 운동을 하자[7] 그제서야 마지못해 수돗물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4. 결과

2015년 12월 16일, 플린트시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듬해(2016) 1월 5일에는 미시간주 전체로 비상사태가 확대되었다. 아이들 3천 명이 납중독 판정을 받았는데, 납 중독으로 의심되는 환자만 10만 명, 그중 영유아는 1-2만 명이었다. 아직 현대 의학기술에는 납 때문에 망가진 신경을 다시 복구하는 방법은 없다.

주지사 릭 스나이더는 2016년 9월에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미시간의 카트리나라면서 책임회피를 시전했지만, 부시는 최소한 카트리나를 만들어 내지는 않았다면서 온갖 욕을 다 먹었다. 게다가 주지사의 이메일이 공개됨에 따라 가난한 흑인이 피해자라 문제 해결을 회피하지 않았느냐는 정치 쟁점으로까지 번졌다.

문제가 공적으로 드러난 이후 플린트강 취수를 중단하고 다시 디트로이트시에서 용수를 받지만, 수돗물에 포함된 납 수치는 낮아지지 않았다. 그동안 수도관의 코팅이 싹 날아가서 산성물을 쓰지 않는다고 해결될 단계는 지나가버렸다. 몇십 년간 부식방지제(미네랄 성분)와 알칼리성 물을 사용해 수도관을 스케일로 코팅해왔건만 그 사이에 모조리 녹아 사라져버린 것이다.

플린트시는 사태해결을 위해 주정부에 지원금 5천만 달러를 요청했는데, 이 중 4500만 달러를 들여 문제가 된 납 수도관 1만 5천여 개를 대체하는 공사를 할 계획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8천만 달러[8]를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게다가 납중독 판정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치료비와 피해 배상비에 공사가 끝날 때까지 거주불가능 상태일 플린트시까지 포함한 것이다.

이 사태의 원인제공자인 미시간주 주지사를 상대로 주민투표가 발의되었다. 

스나이더 주지사는 자신이 한 달간 필터로 정화한 플린트시 수돗물을 마셔서 필터 정수가 안전함을 증명하겠다고 하였다.

미시간주 검찰이 관련자들을 기소했다. 먼저 관련자 3명을 기소했는데, 기소될 관련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플린트시를 위문차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도 필터로 거른 물은 안전하다면서 본인이 시음하는 모습을 공개하였다. 입술에 겨우 가져다 대는 수준으로 사실상 정치쇼였다. 마이클 무어는 자신의 다큐 화씨 11/9에서 해당 사건이 미시간주의 히스패닉들이 민주당에 등을 돌리게 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오바마의 행동을 비판했다.

연방정부가 납 성분을 거른다고 공인한, 수도꼭지에 직접 연결하는 직수형 필터를 각 가정마다 공급하고, 필터 교환을 못하는 저소득층을 위해서 필터도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수돗물 거부가 너무 강해서 세탁하는 물마저도 생수를 사다가 하는 상황이다. 플린트시 전역의 납 수도관을 PVC관으로 교체하는 사업을 연방 및 주정부 예산으로 진행하지만, 예산과 인원이 한정되어 2017년 상반기 현재 전체 납 수도관을 PVC관으로 교체하기엔 몇 년이 더 소요된다고 예상한다.

2019년 6월 13일, 미시간 주 검찰이 기존에 기소한 8명의 기소를 취하했다. 기존 수사부가 입수 가능한 모든 증거를 활용하지 않았다며, 수사를 원점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으로 기소당한 사람 중 가장 고위직인 미시간주 보건부 장관도 이 취하 대상에 포함되었다. 

 

6억 달러 합의금 지불

2020년 8월에 주민들에게 합의금 6억 달러를 지불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21년 1월 미시간 주 검찰이 그 동안의 재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릭 스나이더 당시 주지사를 기소할 방침이라고 보도되었다. 이 난리가 전부 고작 57억 원(500만 달러)을 아끼기 위해서 벌어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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