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탄소중립과 도시의 혁신, 재건축ㆍ재개발ㆍ리모델링 환경지침 필요하다
2050 탄소중립과 도시의 혁신, 재건축ㆍ재개발ㆍ리모델링 환경지침 필요하다
  • 김귀순
  • 승인 2022.03.07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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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천 삼익비치 재건축, 유수풀장과 단지내 벚나무 살릴 수 있을까

김귀순의 창

 

2022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이 앞다투어 재건축 완화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고 있다. 완화란 용적율을 올려 주는 것이 되는데 용적율 증대에 비례해 생태면적율 등 다양한 환경 tool을 도입하는 것이 좋다. 재건축 완화가 건설사 폭리만 남기는 난개발로 환경ㆍ사회적 비용이 추가되지 않기 위해서는  환경지침 적용 등 적극적 제도개혁이 요구된다. 

먼저 부산의 최대 단지 재건축을 이 관점에서 조명해 보기로 한다. 33개동 3,060세대의 대단지 아파트로 1970년대 후반 준공된 삼익비치 아파트는 당시 부산의 최고급 주택단지로서 광안리 인근 바다에 입지해 있고, 최근 재건축사업이 본격 진행되고 있다. 이 아파트는 타 아파트에 없는 유수풀장이 있다. 유수풀장이 있는 스포츠센터는 2000년대 초반까지 운영되었지만 2005년 1월 22일부터 운영이 중지되어 지금은 거의 흉물로 방치되어 있다. 삼익재건축추진조합과 유수풀장 주인은 소송중에 있다. 재건축조합이 아파트를 더 많이 지어 최대의 수익을 보고자 기존 상가들을 모두 흡수ㆍ 재구조화하려 했기 때문에 일어난 소송이라고 부동산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삼익단지가 부산시로부터 최초 건축허가를 득할 시 이러한 부대시설 때문에 승인이 났다면 이런 부대시설은 재건축과 무관하게 존치해야 된다는 것이 시민들 생각이다. 

 

부산시내 아이들이 다 찾아 올 정도로 인기리에

운영중이었던 유수풀장 시설들  출처: 나무위키

재건축조합의 리모델링 등 사업주 권리행사 방해로

폐허로 방치된 단지내 유수풀장 모습

 

사라지는 유수풀장

삼익스포츠센터는 입주민들의 건강증진과 남천동 일대의 어린이 풀장으로 여름마다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부산시의 타 지역에서도 아이들을 데리고 올 정도로 인기가 있었고 수심이 낮고 안전하여 광안리 비치는 어린이들을 동반한 가족해수욕장으로 많이 이용되어 광안리에 오면 이곳도 찾게 되는 곳이다.  

삼익 비치는 지하 3층~지상 최대 61층, 12개 동, 3200가구로 재건축(그랑자이 더 비치)된다. 문제는 아파트 호수를 늘려 이익을 극대화하려다 보니 기존 상가와 스포츠랜드까지 모두 포함하여 재건축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의 놀이터 유수풀장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유수풀장은 삼익비치 단지내에 있지만 그 이용자는 입주자들만의 전용 풀장이 아니므로 유수풀장을 제외한 재건축을 사회ㆍ환경ㆍ문화적 차원에서 고려해 보아야 한다. 

바닷가 특색을 살린 공간창출이라면 유수풀장이 포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제라도 설계 변경이 가능하다면 현 위치가 아닌 광안리입구쪽(현재의 비치 B상가나 노인정)으로 입지를 옮겨 유수풀장을 살리고 브릿지로 백사장까지 직연결한다면 부산의 더 많은 아이들이 백사장을 오가면서 풀장에서 더 안전하고 즐거운 수영을 즐길 수 있지 않나 생각된다. 

삼익비치 재건축 사업은 2020년 2월 부산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조건부로 통과하면서 정비사업이 본격화했다. 해안가 특성을 살린 공간활용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부산시의 심사가 세부 단지 설계와 유수풀장 등 어린이 스포츠 시설의 재설치 등은 간과했다. 현재 재건축 설계를 보면 유수 풀장은 사라지고 분수 시설이 보인다.  재건축 이익 극대화를 위해 조합이 지역주민 기반시설인 유수풀장마저 없애도, 부산시와 수영구가 그대로 사업승인을 해 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삼익비치 재건축 조합의 상가나 부대시설 흡수 전략은 인근 남천 파크아파트 재건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남천 파크 재건축조합과 상가주들이 대립하고 있다. 남천삼익비치재건축조합은 기존 상가들을 흡수재구조화하여 아파트 건축을 최대화시키려고 기존 상가들의 리모델링까지 방해했다고 하므로 기존상가들의 이해 부분도 상당히 흡수해야 재건축 사업이 원만히 진행될 것 같다.

서울 최대의 재건축 단지인 서초구 반포일대는 상가와 부대시설은 그대로 두고 아파트만 재건축을 추진하였기 때문에 재건축으로 인해 지역 기반시설인 상가나 아파트 부대시설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상가주들과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지역민들에 대한 배려를 했기 때문이다. 

 

유수풀장은 사라지고 단지내 수변공간으로 인지되는 분수시설을 넣은

그랑자이더비치

 

 

재개발ㆍ재건축ㆍ 리모델링,  노거수 보호 및 녹지 증대 가져와야

사라질 유수풀장 다음으로 안타까운 것은 단지내 아름드리 노거수가 된 벚나무와 산책로 숲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재건축시 공간의 재구조화로서 어려운 점이 따르겠지만 현 단지내 벚꽃터널길은 수영구의 주요 관광자원이다.   재건축시 벚나무가  있는 단지내 현 도로를 케스케이드가 있는 실개천과 연못으로 개조하고 다리로 단지들을 연결해 주면 생태경관 개선 효과가 클 것이다. 

재개발ㆍ 재건축시 오래된 수목들을 보존하고 생태면적 상향 비율을 담아 환경부가 지침을 만들어야 하고, 부산시도  조례 제ㆍ개정을 통해 자체적으로 만들었으면 하는데 조합이나 건설사들 반발이 예상될 수 있다. 공사에 방해가 되고 이식비가 비싸다는 이유다. 왜 나무 이식만 생각할까? 나무를 살리면서 아파트 동 배치를 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변경하고 건설시 최대한 자재 야적장 등 위치 등을 적재적소에  재배치하여 공사시 불편해소 방안을 찾아 볼 노력을 다 했는가?  도시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파리, 뉴욕, 런던, 시드니 등  환경친화도시들은 재건축이나 재개발 시 수목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고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설계를 변경하지 우리나라처럼 기존 건물 철거시 그 주변 나무들까지 모두 제거하지는 않는다.  온실가스 상쇄를 위해 숲 등 녹지를  확대ㆍ조성한다. 기존 녹지보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녹지를 추가로 업데이트하는 환경친화 선진국 도시들은 해가 거듭될수록 도시 녹지비율이 증가 일로에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경제와 환경의 조화, 사회적 갈등의 최소화를 지향한다. 부산 최대의 삼익비치 재건축 아파트, 그랑자이더비치에 이러한 지속가능발전의 가치가 지켜질 수 있을까? 

 

벚꽃터널 경관을 자랑하는 단지내 벚꽃길,

단지내 도로를 소하천으로 만들어 수초를 심고

다리로 연결하면 좋을 듯

그랑자이더비치 디자인

중앙광장으로 보이는 이곳에 현 단지내 40~50년 거목 벚꽃단지는 사라지고 없다

잠실 주공 5단지 재건축으로 은행나무숲이 사라질 위기에 있다  가을철 풍광이 아름다운 은행나무숲

잠실 주공 5단지 재건축으로 은행나무숲이 사라질 위기에 있다

가을철 풍광이 아름다운 은행나무숲

잠실주공5단지 생태보물 은행나무 지키자

 

삼성물산이 재건축단지 반포3주구에 축구장 3배 크기 자연숲 조성한다는 긍정적 생태유산 재창출도 보도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뉴욕의 차세대 조경 그룹 슈퍼매스 스튜디오(Supermass Studio)의 설계 협조하에 단지 중앙에 축구장 약 3배 크기의 자연숲(2만㎡ 규)을 조성하고, 썬큰 정원에 워터스크린과 뉴욕 센트럴파크 자연형 호수를 물놀이시설과 함께 조성해 가족들의 여가공간으로 설계한다고 한다. 삼성물산처럼 건설사가 자체 환경비전을 가지고 녹지증대를 하였지만 대다수의 건설사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삼성물산도 2050 탄소중립 등 지속가능발전 툴을 모두 포괄적으로 적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미래 수요에 부응하는 생태지향적 주거를 보편적으로 실현하려면 싱가포르처럼 국가나 지자체 단위의 환경지침이 필요하다.   

 

 

2050 탄소중립, 재건축ㆍ재개발ㆍ리모델링 환경지침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2050 탄소중립은 2050  온실가스 발생을 제로로 만드는 것으로 온실가스 발생이 불가피한 것은 허용하되 온실가스 상쇄 위해  탄소흡수 숲과 그린 스페이스를 조성한다. 탄소중립은 에너지 전환만 부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온실가스 발생은 에너지, 교통,물, 쓰레기 이 4 부문에서 일어난다. 따라서 댐설치로 빗물을 저장하고  지역 단위의 우수 저장과 물재활용 및 물순환 등 물 문제도 매우 중요하다.

대규모 서울 반포 등지의 아파트 재건축도 환경지침 없이 신축되고 있어 2050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하려면 건물부문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에너지 자립과 그린 확대 등을 담은 환경지침은 더욱더 그 필요성이 높아지게 된다. 리모델링도 단지 층수와 면적을 높여 아파트 가격을 올리는 것만 리모델링 조합과 건설사들이 생각하는데 단지내 작은 숲들은 살리고 옥상정원이나 수직정원, 짜투리땅 녹화 등을 추가하는 다양한 그린확대와 에너지 자립도 높은 건물을 지어 주민들의 관리비 부담도 줄이면서 그린확대와 에너지자립건물 등을 담은 환경지침을 환경부가 만들어 주어야 지속가능한 재건축ㆍ재개발ㆍ리모델링이 될 수 있다. 

최근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오세훈 서울시장도 ▲여의도 시범아파트 ▲강남 대치 미도아파트 ▲송파 장미1·2·3차 ▲송파 한양2차 ▲구로 우신빌라 ▲고덕 현대아파트 ▲신당동 236-100 ▲신정동 1152 일대 ▲미아 4-1 등 9곳에 신통기획을 적용하기로 했다. 11곳이 20곳으로 늘어나 신축 아파트가 서울에 대규모로 조성되므로 이에 따른 환경지침이 마련되지 않으면 2050 탄소중립을 포함한 지속가능한 개발은 요원해질 수 있다. 부산 등 타 대도시도 재개발ㆍ 재건축ㆍ리모델링 완화가 대세여서 상황은 서울시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재개발ㆍ 재건축ㆍ리모델링 환경지침 부재와 아울러 지구 자원고갈도 문제다. 몇년 전 중국에 아파트 광풍이 불면서 동남아의 해안과 강 호안이 모래채취로 사라지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지구적 자원보존 차원에서 재개발은 노후주택을 없애고 새로운 주택과 공원을 만들기 때문에 권장해야 하지만 재건축과 리모델링은 연한을 좀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독일은 리모델링 건축 연한 50년, 재건축 연한 100년으로 알려져 있다. 건축수준이 우리보다 과거에는 앞섰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일률적인 재건축 30년, 리모델링 10년은 준공연도를 고려하여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할 것같다. 1970 년대 이전 준공건물은 자재부실과 시설 노후화로 재건축이 필요한 곳도 있지만 단지마다 사정은 다른데 이것을 획일적으로 연도를 정해 결정하면 지구적 자원고갈을 앞당길 수도 있고 자원고갈은 건설 자재폭등으로 이어져 신축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등 부작용도 많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재건축ㆍ리모델링 연한을 연장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1980년대 이후 건축물의 경우 리모델링은 건축기술 발전수준에 따라 30년~50년, 재건축은 50년~100년으로 우리나라도 탄력적으로 적용하면서 종국에는 기술선진국 독일 수준으로 상향해야 될 것이다. 

환경지침에 그린빌딩 인증 등 건물에너지자립도, 생태면적비율, 빗물정원 ㆍ빌딩풍 저감, 우수저장과 저류시설 ㆍ중수시설 등 홍수 예방ㆍ절수 기술 적용 등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주민의 안전과 삶의 질 개선, 관리비 저감 등 다양한 혜택이 주민들에게 돌아가도록 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급속한 기후변화에 의한 도시 재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의 일환으로 ‘재해저감형 저류공원 가이드북’을 전국 17개 시·도 및 기초 자치단체에 2014년에 제작·배포하였다. 저류시설을 아파트 조경에도 활용하도록 하려면 환경부가 환경지침속에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국토부 ‘재해저감형 저류공원 가이드북'의 공원 대형 저류시설,

아파트 단지내 조경에도 도입하면 좋음

연못 등 저류 능력이 있는 기존 자연지형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산책로 및 벤치 등의 휴게시설 위주로 조성한 생태형 저류시설,

단지내 실개천이나 연못 도입

 

 층수도, 디자인도 동마다 조금씩 달리하고 단지내 곡선도로가 생기도록 아파트 건물 디자인 직렬화, 병렬화를 회피해야 태풍시 빌딩풍 영향도 줄어 들 수 있다. 방풍피해를 줄이기 위해 방탄유리 수준의 강화유리를 의무 사용하게 하여 초고층건물 유리파손 재난도 피할 수 있다.  

 

서초구 재건축아파트 반포 자이에는 에너지자립건물, 그린확대 비율 등이 고려되지 않았다

서초구 재건축아파트 반포 자이

에너지자립건물, 그린확대 비율 등이 고려되지 않았다

바르셀로나 그린 럭셔리 아파트

수직정원 도입으로 아파트가 숲, 바르셀로나 그린 럭셔리 아파트

도시의 혁신, 주거에서부터

숲정원이 있는 아파트 베란다

싱가포르는 도시계획에 자연을 도시에 끌어 들인다는 대원칙을

적용한다

싱가포르 깐풍 테라스ㆍ옥상정원,

싱가포르 신축건물은 허가시

생태녹지면적 비율 적용이 엄격하다

에코프렌드리 친환경 건물 싱가포르 다운타운 파크로얄 호텔

에코프렌드리 친환경 건물 싱가포르 다운타운

 파크로얄 호텔

그린벨트에 허가한 집들, 우리나라는 그린벨트에는 어떠한 건축행위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이것은 시정이 필요하다. 자연과 인간정주가 가장 최적화되도록 그린벨트를 활용해야 한다

그린벨트에 허가한 숲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아파트, 

우리나라는 그린벨트에는 어떠한 건축행위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이것은 시정이 필요하다. 자연과 인간정주가 가장 최적화되도록

그린벨트를 활용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고자 재건축ㆍ재개발 허가 조건 완화가 진행되고 아파트 리모델링도 붐을 이루고 있다. 대한민국이 재건축ㆍ재개발ㆍ리모델링 열풍이 불고 있는데 환경부는 신축단지에 대한 환경규제를 전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규제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생태면적율 포함 녹지비율,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친환경 건물 등 환경규제는 건설사들의 폭리를 줄이면서 주민편익과 삶의 질은 극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으므로 오히려 긍정적인 점이 많다. 환경부가  재건축ㆍ재개발ㆍ리모델링에 대한 환경지침을 만들기를 바란다(김귀순 전 국회수석전문위원/부산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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