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박 등 농산물 산지폐기, 활용 대안 찾아야
애호박 등 농산물 산지폐기, 활용 대안 찾아야
  • 글로벌환경신문
  • 승인 2021.07.26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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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순의 창

 

 

생산량 증가와 소비감소에 따른 시장 가격안정화를 위해 22일 강원도 화천 간동면 도송리 산자락에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가 주도해 화천군 애호박을 트랙터 바퀴로 갈아 없애는 산지 폐기를 단행했다.

 

 

애지중지 키운 애호박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농민들,

수입마저 없으니 눈물나!

 

 

화천군에서 폐기되는 애호박은 강원도 폐기 목표량의 300톤의 70%에 해당하는 약 213톤이다.  산지 폐기 이유는 생산량 증가와 소비감소 떄문이다.  애호박 생산은 지난해 대비 14% 증가했고,  소비감소로 가격은 평년에 비해 40% 넘게 폭락했다.  폐기 보상금은 8kg 한 상자 당 5200원이다. 이 정도의 보상으로는 씨앗값과 키운 노동댓가는 보상받을 수 없는 허탈한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한때 한 상자에 1만1410원까지 올랐던 애호박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이달 19일에는 2423원까지 폭락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사적모임 인원이 제한되고 식당의 영업시간 단축으로 인한 소비감소와 학교의 비대면과 휴교 등 단체급식 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농산물 가격안정 지원조례로 버틸 수 있나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농민들에게 정부 차원에서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과 비슷한 수준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농민들은 요구했다.  화천군은 정부와 농협의 1차 산지폐기로 부족한 부분은 화천군의 농산물 가격안정 지원조례를 통해 가격안정 자립금 지원과 추가 산지폐기 를 하겠다고 하였다. 올해 화천군의 애호박 재배  농가수와 재배면적은 114개 농가, 200㏊ 이상 규모이다.  화천군 애호박 생산량은 일반 노지재배로 연간 4500t이나 되며, 규모는 전국 유통량의 70%에 달할 정도이다.

 

맛있어 보이는 싱싱한 호박,돈이 없어 많이 사 먹지 못하는 도시 빈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산더미채 버려지는 싱싱한 호박들,

돈이 없어 많이 사 먹지도 못하는 도시 빈민들은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폐기가 능사냐? 정부와 지자체는 뭐하나

농산물의 가격안정을 위해 산지폐기와 정부 및 지자체 보상이 연례 행사로 되풀이되고 있다. 작물 종류만 다를 뿐이다.  정부예산이 낭비되고 도시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비싼 농산물을 사 먹어야 하는 모순을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것인가!  산지폐기로 인한 정부보상비도 줄이고 농산물도 버리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상생전략을 연구해야 한다.  농산물 가격안정을 산지폐기로만 해결하려 하지 말고 애호박의 수출시장 확보나 식품가공 생산으로 전환하자.  우리 농산물의 해외시장 수출 개척과 장기적 유통이 가능한 가공식품으로 만들어 국내시판과 해외수출 등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어야 할 것같다. 애호박으로 만드는 음식은 애호박 다이어트ㆍ 건강 쥬스, 애호박 수프, 애호박 스튜, 애호박 비누ㆍ맛사지용품, 애호박 화장품 등 참으로 다양하다.

 

 

 

 

애호박을 조리ㆍ가공해서 사골육수나 양송이버섯수프처럼 캔이나 팩 상태, 아니면 라면처럼 뜨거운 물만 넣으면 먹을 수 있는 식품으로 만들어 시판한다면 가격도 더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면이나 식품의 다양성과 요리편의 제공 측면에서 모두 적극 고려해야 볼 만하다.  모든 화장품의 주 원료는 식품이라고 볼 때 애호박 화장품도 만들 수 있다. 특히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면역력 증가를 가져오는 애호박 건강쥬스는 인기상품이 될 듯하다. 

 

호박씨로 만든 건강 쥬스

 

귀한 박나물 대신 건강에 좋은 박쥬스 어때요?사진: 해외시판중인 박쥬스

우리나라에서 생산량이 적어 비싸고 귀한 박나물 대신 건강에 좋은 박쥬스 어때요?

사진: 해외시판중인 박쥬스

바디로숀
바디로숀

 

크린싱크림외 수분크림도 있다
애호박 스무디
애호박 스무디
맛있고 건강에 좋은 애호박빵
맛있고 건강에 좋은 애호박 파이

 

 

판로 개척은  농협이 나서야

도시민들은 많이 먹고 싶어도 못 사 먹는 사람도 있는데,  파, 무우, 배추, 애호박 등 농산물을 과잉 생산하면 트랙트로 갈아 엎어 산지폐기하는 정부의 안일하고 무능한 대처를 보면 이렇게 밖에 위기 대응을 못하는가 하고 정부나 지자체를 탓하는 국민들도 있다.산지폐기 제도는 1995년부터 시작되어 20년이 넘었지만 산지폐기 규모와소요 예산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2017년부터 채소가격안정제에 따른 산지폐기의 경우 국비 30%, 지자체 30% 농협 20%, 자부담 20%이다.  자연재해에다 생산 및 소비 통계 부족으로 과잉생산되면 산지폐기하고 생산부족하면 수입하는 농산물들, 그 책임소재 때문에 정확한 통계조차 안 잡히고 있다. 낭비되고 버려지는 국가예산은 한 해 수백억(?)이 족히 된다고 한다.

저장창고도 없이 파를 관리해 온 농협 덕분에  올해 초 파값이 사상 유례없이 급등해 식당 음식값이 일제히 올랐다. 식당음식값이 최저임금 상승으로 오르고 농산물 파동으로 인상되는데, 산지폐기하면서 실업자가 느는 도시민들의  밥상물가 오르는 것은 보고만 있다.

복지도시,  친환경도시 쿠리티바시는  기초수급자나 저소득층에게 현금지급 대신 농산물을 제공한다. 국가예산도 절약하고  농산물 수급을 조정할 수 있다.  재활용 물품도 가져 오면 농산물로 보상한다. 먹는 것은 노력만 하면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다.  

 

 

도시 소비자에게는 값비싼 양배추를 산지폐기하는 안타까운 농업 현장
 값비싼 양배추 산지폐기 현장

 

5년간 산지폐기 총량과 총액(단위: 톤, 백만원)
(2014-2018) 5년간 산지폐기 총량과 총액(단위: 톤, 백만원)

 

산지폐기가 어디 4대 농작물뿐인가?

배추,무우, 양파,마늘 4대 농작물외에도 산지폐기 농산물은 부지기수다. 도시의 빈곤층이나 자취생들은 생활비 아끼느라 배부르게 먹지도 못하는데 갈아엎기 전 안전문자처럼 해당 부처가 SNS서비스를 통해 국민들에게 공짜로 가져 가라고 하면 여행 겸 해서 가지러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가공해서 팔려고 하는 상인도 나올 법한테 어찌해서 갈아 엎어야만 정부가 보상금을 주는 지 안타깝기만 하다.  농협이 전국 직판장에 애호박을 가져 가서 싸게 팔면 안 될까?  농림축산식품부는 싱싱한 애호박을 공공기관 구내식당이나 학교와 관공서 구내식당에 배분하여 식재료로 사용하면 정부 예산도 절약할 수 있다. 농협과 농식품부ㆍ지자체가 일정 장소 공여를 통해 농민시장(farmer's market)을 정례화하면 농민들이 직접 타도시로 가서 소매가로 팔 수도 있을 것이다.  싱싱한 농산물을 갈아 엎어 쓰레기ㆍ거름으로 만드는 우를 다시는 정부가 직접 하지 않기를 바란다.  

 

 

다양한 상품화 서둘러야

정부가 과잉 농작물 생산에 따른 가격하락으로 생산자 피해보상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한 다양한 작물의 산지폐기는 반복될 수 있다.  산지폐기 대신 농협이 전량을 수거하여 활용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산지폐기를 통해 농민에게 직접 보상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점진적으로 없애 나가면서 농협과 농민이 공동으로 식품가공에 참여하여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농식품부가 다양한 인센티브와 연구기술을 보급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대단지 농산물 생산 지자체는 하락시 농민들이 피해보지 않도록 가공식품과 화장품 등 다양한 상품화를 연구ㆍ 지원하여야 한다. 정부는 가공식품 개발도 서두르면서 과도기적으로 가공식품 개발전 일정기간 국민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하는 등 폐기보다는 활용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애호박은 나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지만  죽으로 먹는 단호박과 쥬스로 먹는 박(white pumpkim)처럼  죽과  쥬스로 만들 수 있다. 또한 애호박파이와  애호박 스무디 등 다양한 호박류를 생산ㆍ가공하여 가격 폭락도 막고 다양한 상품 개발도 서두르는 것이 필요하다(김귀순 부산외대 명예교수/전 국회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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