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언어학자 농부가 풀어보는 '재미있는 꿀의 어원'과 생활속 꿀문화
자연 언어학자 농부가 풀어보는 '재미있는 꿀의 어원'과 생활속 꿀문화
  • 김승윤 기자
  • 승인 2021.04.03 0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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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 이야기2: 꿀의 어원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에서 생산된 라벤더 꿀을 광고하는 그림에 ‘미엘’(miel)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꿀을 뜻하는 프랑스어인데, 꿀 ‘밀’(蜜)자의 발음과 비슷하다. 뭔가 관련성이 있는 것일까?

 

 

 

그렇다. 언어학자들은 유럽어와 산스크리트어(범어)의 원형인 프로토 인도유럽어에 꿀에 해당하는 ‘멜리트’(melit)라는 말이 있었고 여기에서 그리스어 ‘멜리스’(melis), 라틴어 ‘멜’(mel), 산스크리트어 ‘마두’(madhu)가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라틴어 ‘멜’(mel)에서 프랑스어와 스페인어 ‘미엘’(miel), 이탈리아어 miele이 나왔다.

 

밀, 멜

위와 같은 어원인 중국의 밀(蜜)자는 북경 발음이 ‘미’(mi)이다. 우리는 ‘밀’이라 하고 일본에서는 ‘미츠’라 발음한다. 중국 방언의 영향이라고 생각된다. 어찌되었건 프랑스어 ‘미엘’(miel)과 우리말 ‘밀’은 같은 어원인 것이 거의 확실하다. 라틴어 멜(mel)에서 온 단어들도 많다. 예를 들면 멜로디(melody), 멜로드라마(melodrama), 멜론(melon) 같은 것이 있다. 모두 꿀처럼 달콤하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하니는 꿀색깔

그런데 영어의 '허니'(honey)는 좀 다르게 프로토 게르만어 '후마감'(humagam)에서 왔다고 한다. 그것은 꿀 색깔인 노란색 혹은 황금색을 뜻한다. 독일어의 '호니히'(honig)를 거쳐 영어 '허니'(honey)가 되었다.

 

꽃--> 꿀

그럼 우리말 ‘꿀’의 어원은 무엇일까? 위의 서양어와 중국어(한자)의 어원은 거의 확실한데, 우리말 어원은 그렇지 않다.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꽃’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곶(꽃의 고어) > 굳 > 굴 > 꿀’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꽃에서 달콤한 물(꽃꿀, 花蜜)이 나오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으나 정설은 아니다. 석화(石花)를 굴(경남방언은 꿀)이라고 하는 것도 관련이 있을지 모르겠다.

꿀밀(蜜)자가 라틴어 멜(mel)과 어원이 같고 거기서 파생된 수많은 말들이 있다는 사실은 꿀이 동서를 아우르는 인류 보편 문화임을 알려준다. 우리말의 꿀도 진짜 꿀보다는 비유적인 의미로 더 많이 쓰인다. 꿀을 붙이면 최고로 맛있는 것, 나아가 최고로 좋은 것이 된다. 꿀수박, 꿀사과, 꿀배, 꿀잠, 꿀직장, 꿀피부, 꿀조합, 꿀강의 같은 말이 있고, 꿀잼, 꿀팁, 꿀케미 같은 신세대 용어도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꿀 문화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리고 우리나라의 꿀 문화는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일까?

 

우리나라는 신라시대에 꿀이 사용된 기록이 『삼국사기』에 보이고 있으며, 『일본서기 日本書紀』에는 백제왕자가 일본에 양봉법을 전하였다는 기록이 보이고 있다.

 

밀집속의 벌통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꿀(蜜))

 

옥상이나 아파트 정원 등에 꽃을 심고 양봉을 하는 서양 사람들에 비해 우리나라 양봉문화는 도심에서 정원문화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옥상에 꿀농장이 있는 아파트가 많으려면 벌을 불러 모으는 꽃들이 있는 옥상정원이 필수, 옥상정원은 휴식공간일 뿐 아니라 빗물흡수 기능과 함께 다양한 생태적 기능을 한다. 우리도 그들처럼 양봉을 통해 일상생활속에서, 교육현장에서 맛있는 천연 치유제 꿀의 소중함을 교육하면 좋겠다. 

 

 

옥상 벌통
옥상 꿀지기

 

양봉농장 체험학습

 

꽃과 꿀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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