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보 관리권 지자체에 넘겨라
환경부, 보 관리권 지자체에 넘겨라
  • 글로벌환경신문
  • 승인 2020.12.10 17: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귀순의 창

 

 

수량확보와 수질관리 투트랙이 물관리의 핵심 

 

농업용수가 부족한 봄 가뭄이 있을 때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했는가? 기우제를 지내는 것이 임금의 일과였다.여름강수량과 겨울 강수량이 현격히 차이나는 우리나라는 중국처럼 대형저수지와 운하를 만들어 국토 곳곳에 물 없는 곳이 없어 농산물이 풍족한 나라를 만들지 않았다. 중국 다녀온 사신이 우리나라도 중국처럼 상습적인 가뭄을 극복나기 위해 운하를 만들자고 임금에게 건의하면 반드시 아니되옵니다라는 무지하고 아첨 잘 하는 신하들에 의해 운하사업은 추진되지  않았다. 구한말은 수십년 가뭄으로 나라 곳간이 비어 있었고 흉년으로 고통받는 농민들의 반란이 일어나 외세의 침략에 견디지 못하고 나라가 망하는 길로 이어졌다.

이렇게 물은 농업용수. 공업용수, 또 귀중한 먹는물 등 국부창출의 1차적 윈동력이다.

특히, 낙동강은 강수량이 적어 상습 가뭄으로 인한 물부족으로 농민들이 고통받는 지역이다. 4대강 사업으로 물선진국에 비해 부족하나마 수량과 수질확보가 가능했는데 보를 해체하거나 완전개방하는 등 퇴행적 조치를 물관리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하였다. 이의 정책적 근거는 4대강에 모래톱 생성과 습지창출 등 강 재자연화와 녹조 등 조류생성 변화도 해당된다. 대형 강의 치수관리 정책 부재로 습지나 모래톱이 드러난 것을 옛날 그대로 돌리자는 강 재자연화는 샛강이나 지류에 맞는 정책이지 4대강은 아니다.

환경부(장관 조명래)와 국립환경과학원(원장 장윤석)은 여름철 보 개방 폭이 컸던 금강·영산강수계에서 남조류 점유율이 낮아지고 규조류 등의 점유율이 높아지는 등 물속 조류(藻類) 생태계의 건강성이 향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 개방 전·후 보 대표지점에서 측정된 자료와 2018년 이후 3년간 수계별 주요지점에서 조사된 자료를 종합·분석한 결과다.

조류는 주로 수중에서 생활하며, 광합성 색소를 가지고 있는 독립 영양 생활을 하는 단세포 생물의 총칭이다. 담수와 해수 내 1차 생산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생태계를 풍요롭게 하지만 수질이 오염되거나 좋지 못할 때 과다 번식하여 녹조 또는 적조현상을 일으킨다.

남조류는 원핵생물이면서 두 개의 광합성 시스템을 갖는 지구상 최초의 조류로서, 대기 중 질소를 고정하는 능력이 있고 체내에 기포를 갖고 있어 물의 표면에 부유하는 특성이 있다. 군체나 사상체를 형성한다. 유해 남조류는 독성 또는 냄새물질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남조류의 일종으로, 국내에서는 주로 마이크로시스티스, 아나배나, 오실라토리아, 아파니조메논 등 4속을 통칭한다.

규조류는 일반적으로 돌말이라 불리우며, 껍질은 규산질로 구성되어 있다. 하천과 호수에 널리 분포하는 조류이며, 수중생태계 내 생산자로서 어패류의 먹이로도 중요하다. 운동능력이 없어 흐름이 있는 곳에서 생장이 용이하다.

녹조류는 전형적인 녹색을 띠는 조류로 광합성을 하고 저장물질로 전분을 생산한다. 별 모양, 훈장 모양, 실 모양, 장구 모양, 초승달 모양 등 다양한 크기와 형태를 가지고 있다.

환경부가 여름철(6~9월) 조류 군집 변화를 금강·영산강 보가 완전 개방된 2018년 전·후로 비교·분석했다. 한강 보 구간은 ‘13년 이후 금년까지 여름철 녹조 현상이 관측되지 않아 포함하지 않았다.

여름철 환경부 보 개방 현황을 보면, 금강유역에 있는 세종보·공주보는 2018년 이후 3년 연속 완전 개방하고 백제보도 2019년에 이어 금년 완전 개방했다. 영산강 유역의 승촌보는 2018년 완전 개방, 작년과 올해 부분 개방, 죽산보는 개방하지 않았다.  낙동강 유욕 상류 4개 보는 미개방, 하류 4개 보 부분 개방(0.2∼1.3 m↓)했다.

이렇게 유역별 보 개방 차이가 나는 것은 환경부가 4대강 재자연화라는 이름하에  보 해체 계획을 세웠지만 지자체장과 농민들의 반대 때문에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를 해체하고 관정을 지원해서 농사용 물수급에 지장이 없게 해 주겠다고 환경부가 지자체장과 농민들을 설득했지만 완강한 반대가 있는 곳은 하지 못했다. 관정도 관정 주변에 보나 댐이 있어 물이 풍부한 곳일 때 수량이 확보되지 보를 개방하여 물을 빼 버리면 관정을 파도 원하는 수량만큼 농업용수를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보 개방후 조류 변화는 온도나 수량, 상류오염물질과 관련

환경부의 보 대표지점 분석 결과(2013~20년), 여름철 금강에서 남조류 점유율이 34.5%에서 33.6%(0.9%p↓)로, 영산강에서는 45.6%에서 32.1%(13.5%p↓)로 낮아졌고 빠른 유속 환경에서 경쟁력이 있는 규조류의 점유율은 각각 7.6%p, 6.6%p 증가했다. 조류는 하천 생태계 먹이사슬의 기반을 이루는 주요 일차생산자로서, 물속에서 특정 조류 군집의 독점이 줄어들고 다양한 군집이 함께 나타나는 것은 물속 생태계 건강성이 향상되고 있다고 환경부는 주장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보 개방이 없거나 개방 폭이 작았던 낙동강의 경우는 남조류의 점유율이 80.5%에서 83.7%(3.2%p↑)로 증가했고 규조류, 녹조류 등의 점유율은 각각 0.7%p, 2.3%p 낮아졌다.

 그러나  단순히 조류의 증가를 수질개선과 비교하여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2018년은 전국이 폭염으로 조류가 창궐하던 때였다. 2019년은 여름이 그리 무덥지 않았고 2020년은 여름중 4/5 정도가 비가 올 정도로 시원한 여름을 보냈다. 조류 비율은 온도에 따라 변화하고 또 폭우 등의 자연요인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축산오염물질과 비료 등의 강 유입도 조류생성의 중요한 요인인데 이를 해결하는 것을 우선하지 않고 보부터 해체하거나 개방하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물관리 방식이다.

환경부가 보 완전개방으로 조류 수가 줄어들어 수질이 개선되었다고 홍보하는 것은  향후 계속해서 보를 해체하거나 완전 개방해서 보를 파괴내지 못쓰도록 만들겠다는 당초 계획을 더욱 밀어 붙이기 위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남조류 및 규조류 상대 점유율 연도별 추이(금강·영산강 본류 주요지점*). 환경부
남조류 및 규조류 상대 점유율 연도별 추이(금강·영산강 본류 주요지점*). 환경부

 

이를 볼 때 환경부가 보개방으로 특정 조류의 점유율이 낮아졌다거나 높아졌다고 하는 것은 환경적으로 유의미한 데이타라고 볼 수 없다. 온도에 따라 조류 생성은 달라지고 지난 여름은 기온이 그리 높지 않았으며 비가 많이 와 범람을 막기 위해 홍수조절 차원에서 보 개방이 이루어진 자연현상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4대강에 주운기능으로 조류 생성 줄이자

전세계적으로 많은 물을 보유한 물 선진국들은 댐과 보를 통해 수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녹조 발생시 녹조를 걷어내 친환경비료나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보를 상시 개방하여 물을 고갈시키는 것이 아니라 강의 주운기능을 강화하여 배가 다니게 하고 배 이동시 보를 개폐하여 물의 순환을 도와주면 조류 생성비율도 낮아진다.

유럽에 가면 강에는 물이 가득 차 있고 화물선과 관광유람선, 소형선이 늘 다닌다. 큰 배가 오면 보를 열고 닫아 배가 지나가면서 물이 순환될 수 있다. 4대강도 배가 다니게 선착장을 만들고 소형크루즈에서부터 큰 배까지 모두 다닐 수 있어야 한다. 배를 통한 화물이동은 온실가스도 줄이고 대기오염도 감소시킬 수 있다.   

 

보를 이용해 아무리 큰 배라도 다닐 수 있는 엘베강에 낭만적 크루즈 관광
보를 이용해 아무리 큰 배라도 다닐 수 있는 엘베강의 낭만적 크루즈 관광

 

 

보 관리권 지자체장에게 주어야

환경부도 시각을 바꿔서 물부족국가에서 물수출국가로 수자원 자연자본을 축적해야 한다. 보개방이나 보 철거는 수자원 자연자본의 유실을 초래하므로 국가를 책임지고 있는 정부 부처로서 보다 지속가능한 물관리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국민의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확보 위해 상류 다목적댐과 용수댐의 댐관리규약을 개정하여 식수전용댐으로 바꾸고 농사는 물선진국처럼 강물을 도관하여 사용하도록 물관리 시스템 전반적 혁신을 하여야 한다

ㄱ상류 식수전용댐 확보는 전 국민의 깨끗한 안전한 식수확보를 보장할 뿐 아니라 먹고 남은 물은 프랑스 에비앙 생수 못지 않은 맛있고 안전한 생수로 만들어 세계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식수는 상류댐에서,  용수는 강물에서 취수하게 되는 물관리 이원화 시스템 도입은 우리나라를 기후위기에 가장 불안한 물부족국에서 물수출국으로 만들 수 있다. 

이에 덧붙여, 보 이용의 실제적 사용자인 지자체장에게 보 관리권을 환경부가 넘겨야 책임있는 환경자치를 구현할 수 있다. 환경부가 지자체장을 설득하고 농민을 설득하여 보 관리를 하게 되면 환경적 관점의 차이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현실적 상황이 올 수 있다. 지자체장과 농민들이 반대하는 데도 환경부가 전문가들의 말을 듣고 보를 해체하거나 상시 개방하여 보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수준으로 가는 물관리 위기가 올 수 있다.  농민들은 물이 없으면 농사를 못 짓게 되므로 지자체장이 보 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더 지속가능한 물관리 방식이 될 것으로 본다.  

치수와 물 저장량이 높은 물 선진국 중국, 일본, 미국 등은 운하를 만들어 강의 주운기능과 관광기능, 용수공급 기능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도록 지자체장이 보 관리를 하고 있다. 환경부 장관에 따라 수천억이 든 보를 해체하거나 상시 개방하는 나라에 수자원의 미래가 있을 수 있겠는가? 실제 물사용권자가 보 관리를 맡아야 한다(김귀순 부산외대 명예교수/전 국회수석전문위원/전 전국여성지방분권네트워크 상임대표/전 녹색연합 사무부총장).    

Copyright ⓒ 글로벌환경신문 & Econew.co.kr 제휴안내구독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