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와의 상생, 배추밭의 방충망
벌레와의 상생, 배추밭의 방충망
  • 김승윤 기자
  • 승인 2020.09.10 14: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시의 가을 텃밭: 그들의 발상

                         

                                                                                            

 

 

 

 

작년에 도시농업을 함께 배우던 사람들이 모여 작은 모임을 만들고 올해 실험적으로 텃밭 농사를 시작했다. 기존 주말농장 한편을 빌려 가꾸고 있는데, 올봄에 텃밭을 정원처럼 기하학적으로 구획하거나 꽃을 작물과 같이 심어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벌레와 공생, 그 수고로움을 마다 않다

이제, 가을 농사인데, 도시농업의 고수를 모셔 직접 한수 배우며 텃밭을 만든 것이 일주일 전이다. 심은 것은 김장 배추와 무이다. 한랭사 방충망을 씌우고 페트병을 잘라 씌워 어린 모종을 이중으로 해충에서 보호한다. 그리고 커피 찌꺼기를 가져다 모종 주위에 뿌려서 그 냄새로도 벌레들을 쫓는다. 이렇게 가을 텃밭을 만들고 보니 시각적으로도 아름답고, 농약을 쓰지 않고 해충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안심이 된다. 또한 비바람의 영향도 줄여준다. 일주일 만에 태풍을 둘이나 보내고도 멀쩡하니 더욱 뿌듯하다. 그러나 주위에서는 ‘무슨 배추를 기르는데 비싼(실제로 별로 비싸지 않고 재사...용도 가능하다) 방충망까지 설치하고 법석인가’라는 싸늘한 시선이 있을 법도 하다.

 

 
 

 

 

생태농, 커피도 퇴비로

사실 농촌의 본격적인 농사를 이렇게 짓기는 어렵다. 그러나 도시농부들의 발상은 다르다. 작은 한 뙈기의 땅에 짓는 그들의 농사는 정원 가꾸기와 같이 즐거운 일이요, 생태적인 농사짓기는 그들에게 최고의 가치이다. 그들은 ‘이거 농약 하나도 안 치고 친환경적으로 기른 거야’ 하면서 자기가 지은 농산물을 가족과 친지에게 나누어 주고 싶은 것이다. 다소 번거롭고 약간의 비용이 추가되더라도 생태적인 방법이 있다면 그것을 따라야 한다. 그리고 생활 속에서 버려지는 페트병이나 커피찌꺼기 같은 폐기물을 농사에 재활용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요즈음 아파트 단지에까지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카페들에서는 원두커피를 거르고 난 찌꺼기들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폐기할 수밖에 없다. 이 커피찌꺼기의 커피 향을 이용하여 벌레를 쫓고 텃밭을 향기롭게 만들 수도 있지만, 조금 더 많은 양을 모아 일반 퇴비를 조금 섞어 발효시키면 영양가도 풍부하고 냄새도 좋은 최고급 퇴비가 된다.

 

커피 거름

커피를 거름으로 사용하는

의왕도시농업네트워크 회원들

 


이런 발상들이 계속 모이면 도시 텃밭이 더욱 즐겁고도 의미 있게 되지 않을까.

Copyright ⓒ 글로벌환경신문 & Econew.co.kr 제휴안내구독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