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벼락에서 그린 로망을 이루다
담벼락에서 그린 로망을 이루다
  • 전병대
  • 승인 2020.04.24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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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는 옥상농부

 

 

                                                            전병대

                                                   녹색텃밭연구회 대표

 

 

재배기를 교육생들에게 설명하는 전병대 회장
재배기를 교육생들에게 설명하는 전병대 대표

 

 

어릴적 그린 로망

평소에 시골과 도시를 왕래하며 시골삶을 영위해 왔던 터라, 로컬푸드에 대한 먹거리를 도심속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텃밭에 대한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 오래전 부모님이 직접 채소를 키워 자녀들에게 먹였기 때문에 부모인 저 또한 애들과 키운 채소를 먹고 싶은 소확행이 있었다.

 

어디서 땅을 구하지?

그러나 도심에서 땅 한평 없이 살다 보니 텃밭 만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랜 아파트 생활에서 주택으로 이사한 후, 삭막하게 느껴지는 옥상과 딱딱한 콘크리트바닥에 '나만의 텃밭을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한 끝에 옥상을 활용한 생활수경 파이프팜 텃밭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흙을 이용한 텃밭을 만들려면 흙을 옮겨야하는 힘든 상황이 많았고, 실제 도심생활에 실천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  조금 더 쉬운 방법이 없는가 하고  자료 조사 및 연구를 하던 중 네이버 밴드에서 무심코 날아온 메일을 보게 되었다.

 

“재미있는 수경재배 밴드”에서 시작해  도시농부 선구자로

다소 의아한 마음으로 연구에 도움이 될까 무작정 밴드가입을 하면서 수경재배가 시작되었고 이제 수경재배는 남을 가르쳐주고 도움주는 경지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파이프팜 초기에는 물의 흐름에 담액 식은 산소결핍증세로 물의 오염이 심하여 뿌리 썩음이 발생했다.  산소 기포발생기를 투입한 결과 물이 되살아나는걸 확인하면서 뿌리가 튼실하게 되는게 신기했다.  양액 또한 과다한 투입은 금하고 적정비율로 투입하면 성장 결과가 좋은걸 느꼈다. 실패를 거듭하면서 교훈도 얻고,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노하우를 축척해 가게 되었다.

'식물은 자랄수 있는 환경만 갖추어 준다면 언제 어디서든 어떤 종류든 상관없이 재배 가능하다', 이것은 생활수경 옥상 파이프팜 텃밭 역시 마찬가지일거라고 생각했다. 도심에서 흙을 이용하기 힘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물속에 영양제를 넣어주므로 식물이 그것만 흡수하면 흙에서보다 2배 이상 빨리 자라고 또 흙에 있는 여러 가지 중금속도 흡수하지 않아 파이프팜은 가장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텃밭이라고 볼 수 있다. 실내에도 설치 가능하다. 실내 파이프팜은 실내공기 정화에 도움되는 산소공급과 천연 가습기 효과도 있다. 식물이 뿜어내는 힐링 에너지는 공동체간 연대를 높여주고 감수성 민감시기인 청소년과 노년기 정서함양에 좋다.      

 

 

선화여중에 설치한 파이프팜, 청소년 정서함양에 도움되다
 파이프팜 식물재배, 청소년 정서함양에 도움되다
 

 

 

재배비용이 비싼가

물탱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도 사용량은 많지 않고 물이 줄어 들면 보충하는 정도이다. 식물이 많이 자라면 식물이 물흡수를 많이 하니까 2~3일에 한 번 정도 물보충을 해 준다. 물을 공급하는 것은 자동이 아니라 모두 수동으로 직접 하며 식물상태를 직접 보고 물보충을 해 주는 것이 좋다. 식물은 자동급수보다 사람이 사랑으로 직접 가꾸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탱크만 설치하면 옥상이나 담벼락에서 가능하고 파이프 설치 비용은 사이즈대로 가격이 다른데 옥상설치용 3단 대형은 150만원 정도가 든다.

일시불 건강보험에 가입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벌레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만 잘하면 무농약으로 잘 자라준 채소들은 웃음꽃을 보이며 우리의 식탁에 올라 수경재배의 진정한 맛을 보게 만들고 그 어떤 로컬푸드보다 더 뿌리가 확실하다고 생각이 든다. 여름 기후에는 성장이 더 빨라 수확물들이 대거 쏟아져 나온다. 상추, 케일, 콜라비, 배추, 부추, 쑥갓, 깻잎, 치커리, 토마토, 오이, 가지, 고추, 수박, 수세미 등이 풍성한 식탁을  채워 주고 있다. 파이프팜을 설치하면 옥상뿐 아니고 담벼락에도 예쁜꽃으로 벽을 수놓고, 딸기, 수박까지 열리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지난 겨울에 심어 2월에 브로컬리를 따다
지난 겨울에 심어 2월에 브로컬리를 따다

 

 

 

일본 수출, 수익창출 전망 밝아

실제 국내에서는 수경재배로 생산된 농작물은 가격이 비싸, 대부분이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는데, 국내소비가 안 되는 것은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파이프팜에서 못 키울 것이 없는 다양한 채소들을 보며 삭막한 옥상을 늘푸른 옥상으로 가꾸는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우리 집 옥상에서 파이프팜 교육을 직접 하고 있다. 전국에서모인 30-40여명의 진정한 농부교육생을 모시고 옥상 파이프팜교육을 실시한 것이 그 성과다.

 

신기한 표정들의 교육생
신기한 표정들의 교육생

 

 

부산시가 주최하는 도시농업 박람회에도 전시 참여하였다.  더베이 101광장, TV 오아시스 촬영 등에 전시하였고 각종 부스에도 참여하여 좋은 평을 받았다.

 

뜨거운 호평을 받았던 더베이 전시장
뜨거운 호평을 받았던 부산시민공원 도시농업 전시장

 

다양한 뿌리채소와 과일까지 파이프팜에 도전한 결과, 텃밭농부로서의 자부심의 근원이 되었다. 무심코 버려진 짜투리 공간이나 담벼락만 있으면 간단히 설치해 1단부터 작업능력에 따라 3-5단높이, 무한대 설치도 가능해 생산 효율을 드높일 수 있다.

한련화와 어울려 심은 채소가 멋진 키친가든이 되다
한련화와 어울려 심은 채소가 멋진 키친가든이 되다

 

담벼락이 꽃밭이 되는 한련화 재배
담벼락이 꽃밭이 되는 한련화 재배

 

처음 시작할 때 아내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난관에 봉착해 난감해 하던 기억이 새롭다. 그런 아내가  지금은 더없는 조력자로서 함께 옥상텃밭을 가꾸며 하하 호호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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