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기술의 재인식, 글로벌 연장 호미 재발견
전통기술의 재인식, 글로벌 연장 호미 재발견
  • 글로벌환경신문
  • 승인 2020.03.24 09: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미신공

 

                                                                 

 

 

 

                                                                             김 승 윤

                                                                         전 한국유네스코 사무총장

 

 

3월 20일 춘분날, 텃밭을 갈기 시작했다. 있는 연장 다 가지고 나왔으나 일의 9할은 호미로 했다. 쪼그리고 앉아 슬슬 호미로 긁으면 밭이 슥슥 갈아지는데 마치 작은 쟁기 같기도 하다.늘어놓은 연장 중에서 가장 작은 것이 호미이지만 쓸모는 제왕이다. 특히 도시농부의 작은 텃밭 갈이는 호미 하나로도 충분하다.  미국에서는 정원을 가꾸는데 많이 쓰인다.

 

 

 

호미를 모르는 한국인 있을까?  그러나 정확한 크기는 재 보지 않는 사람이 많다

 

인체친화형 호미 사이즈
인체친화형 호미 사이즈

 

호미의 모양을 자세히 보면 날(머리) 부분의 날렵한 역삼각형이 쟁기의 보습을 닮았고 곡선으로 살짝 비틀어져 있어 땅을 갈면 마치 쟁기질 할 때처럼 흙이 옆으로 삭삭 넘어간다. 뾰족한 끝은 새의 부리처럼 잡초를 쪼아 낼 수 있고 수평으로 그으면 씨 뿌릴 골이 만들어진다. 넓적한 옆 날은 흙을 평평하게 다듬거나 모아서 북주기를 할 수 있다. 전체적인 모양은 황새 같이 목이 긴 새를 닮았고 머리의 날 부분과 가는 목 부분이 연결부위 없이 미끈하게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

 

글로벌 연장, 아마존서 인기

무게도 가벼워 일하기가 쉽고 대장장이들이 쇠를 잘 두드려서 그런지 튼튼하기 그지없다. 최근에 한국의 전통 대장간 호미가 아마존을 통해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상품평을 보면 ‘정원일 하는데 이렇게 좋은 연장이 없다’고 한다. Homi라는 영어 단어가 생겨 한류의 하나를 형성하고 있다. 호미는 삼국시대 유물에서 원형이 발견된다고 하니 우리네 조상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개량시킨 걸작 연장이다. 민초 농부들의 한과 지혜가 집적되어 만들어진 생활 디자인의 명품이 이제야 재발견되는 것이다.

 

 

 

 

텃밭의 제왕 호미

기계화 영농이라고 경운기나 트랙터로 봄만 되면 땅을 새로 갈아엎는 것이 농사의 일부로 되어버렸지만 작은 텃밭을 갈아 생명을 가꾸는 도시농부들에게는 사실 그런 기계들이 필요 없다. 호미 한 자루면 족하다.

 

 

가장 작지만 가장 많이 쓰이는 농사도구 호미
가장 작지만 가장 많이 쓰이는 농사도구 호미.  호미로 깔끔히 정리된 텃밭

 

 

특히 밭을 자연의 이치에 맞게 관리하면 땅 갈기가 더 쉬워진다. 맨땅을 노출시키지 않고 풀이나 덤불 등으로 덮어주면 흙이 부드러워져 호미질이 더 즐거워진다. 덮어주면 협력자인 땅속 생물들이 일차 갈이를 해주기 때문이다. 호미신공은 근육만으로 단련되지 않는다. 자연과 함께 하는 지혜를 통해 신공의 단계가 높아지는 것 같다.

Copyright ⓒ 글로벌환경신문 & Econew.co.kr 제휴안내구독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