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고의 술, 벌꿀주 도전
인류 최고의 술, 벌꿀주 도전
  • 글로벌환경신문
  • 승인 2020.01.14 05: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벌꿀와인을 담그다

 

 

 

                                                                 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김  승  윤

 

 


드디어 벌꿀 와인을 담궜다.

담근 지 삼일째. 발효가 진행중인지 나의 골방에서는 누룩냄새와 꿀냄새가 혼합된 미묘한, 달콤하기도 하고 약간 퀴퀴하기도 한 냄새가 풍긴다. 어린시절 고향집 아랫목에 막걸리를 담근 술독에서 풍기던 냄새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벌꿀와인 담그기는 나의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인데, 벌을 키우다 보니 쉽게 이루어졌다. 인터넷에서 담그는 법을 학습하고 실전에 들어가려니 에어락이라는 장치가 필요했다. 발효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산가스를 배출하면서 산소와 잡균의 유입을 막는 장치라고 하는데 이걸 사려고 담금주 병과 이스트, 에어락 장치, 전체를 세트로 살 수 밖에 없었다.  남은 야생화꿀(잡화꿀) 2병과 생수 6병이 들어 갔다.

 

에어락
에어락

 

 

  꿀을 잘 섞어 용해시키는 일이 좀 번거롭지만 나머지 과정은 쉬웠다. 이제 발효가 완료되기를 2~3주 기다려 병에 옮겨 담고 3개월쯤 숙성시키면 된다.

 

 
 
 

 

 

벌꿀와인은 우리말로 (벌)꿀술, 벌꿀...주, (봉)밀주라고 하고 봉밀주는 동의보감에도 건강술로 소개되어 있다고 한다. 영어로는 허니 와인이라고도 하지만, 실제 벌꿀와인을 바로 지칭하는 미드(Mead)라는 단어가 있다. 특히 북유럽 사람들이 벌꿀와인을 애용했고 신혼 기간에 이 벌꿀 와인을 한 달 동안 마셨던 전통 때문에 허니문(Honey Moon, 밀월)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미드 시음료 홀
미드 시음 홀

 

2015년 개장한 미드전문점(Brooklyn, NY)
2015년 개장한 미드전문점(Brooklyn, NY)

 

 


최근에 인기를 끌었던 미국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등장하는 와인도 벌꿀와인(미드)이라고 한다. 나무위키에 의하면 미드(Mead)와 한자 꿀 밀(蜜)자가 동일하게 고대 토카리아어 단어 ḿət 에서 나왔다고 한다. 이처럼 오래된 단어가 있다는 것은 벌꿀와인 자체에도 오랜 역사가 있음을 암시한다. 벌꿀술, 미드는 인류에게 가장 오래된 술의 하나인것 같다. 신석기 시대 인류가 먹었던 술찌거기가 남아 있는 토기 조각에서 꽃가루 성분이 검출되어 그 술이 미드임이 밝혀졌다는 기사도 있다. 인류는 자연상태에서 벌집에 물이 들어가 우연히 발효된 꿀술을 마시고 꿀술 담그는 법을 터득했을 것이다. 이처럼 오래된 벌꿀와인은 매우 귀한 것이었을 터이고 농업혁명에 의해 포도주와 곡주로 대체되었을 것이다. 이제는 양봉 기술이 진보하여 꿀도 흔해졌기 때문에 다시 벌꿀와인이 재발견되는 시대가 올 지 모른다. 실제로 벌꿀와인이 건강에 좋다는 기사들이 종종 보인다.

미드는 전통 미드 외에도 과일을 첨가한 멜로멜, 향신료를 첨가한 메세글린, 맥주재료를 혼합한 브라곳 등 10여가지가 넘을 정도로 폭이 넓다.

 
다양한 과일로 만든 미드
다양한 과일로 만든 미드

 

 

맛은 화이트 와인과 비슷하다고 하지만, 바탕이 된 꿀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내년에는 벚꽃꿀, 아카시아꿀 등등 여러가지로 실험해 보고 싶다. 우선은 발효가 끝나봐야 한다.

 

*미드: 와인은 싸구려 포도에서 최고급 포도까지 포도의 질에 따라 값이 천차만별이지만, 미드는 꿀로 만들기 때문에 인류가 만든 최고급주에 속한다.

Copyright ⓒ 글로벌환경신문 & Econew.co.kr 제휴안내구독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