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대-해운대 케이블카, 경제성과 경관훼손 모두 문제
이기대-해운대 케이블카, 경제성과 경관훼손 모두 문제
  • 글로벌환경신문
  • 승인 2019.12.1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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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케이블카보다 차라리 산상케이블카를                                                                                                 

김영춘 전 부산광역시녹지공원과장

 

 

 

 

이기대와 동백유원지를 잇는 4.2km의 해상케이블카계획이 주변 상황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2년만에 재추진계획이 부활하여 찬반논란이 뜨겁다. 2016년 5월 (주)IS동서에서 제안했으나 동백섬 일원의 교통대책, 문화재구역 훼손, 공익기여 방안 부재를 이유로 사업 중단을 결정했으나, 사업자측은 그동안 관련 용역과 연구를 통해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며 추진의사를 밝혔다.

 

 
이기대 케이블카

 

당초 100m 높이로 구상한 3개의 해상지주를 미관이 뛰어난 151m 높이의 타워형으로 하고 케이블카 시종착지 주차장을 총 1300대 규모로 확대하며 도로확장이나 광역교통망 확충에 사업비 투여 등 교통난 해소에 적극 노력한다는 막연한 내용이다. 그리고 광안대교보다 높은 80 내지 150m 높이로 캐빈을 설치해 각종 선박 요트 이동에 지장없게 하고 총사업비는 2년전 4500억에서 5359억으로 확대한다고 한다. 부산관광공사의 지분 참여를 허용하고 환경보전 및 관광발전기금 지원, 지역축제 후원, 장학수익금의 지역환원 등 여론을 의식한 애매한 당근책을 제시하는 등 회사 측의 집요한 추진의지를 엿보게 한다.

모언론사 간부 출신의 회사 간부가 나서 지역언론을 설득하고 있으며 길거리 홍보단을 편성하여 고무장갑까지 주면서 찬성을 유도하고 있지만, 해운대 인근의 주민들은 물론이고 부산의 환경단체들도 완강하게 반대한다. 지금 해운대는 LCT, 해운대로변 3000여 세대의 6개 대단지 아파트가 속속 준공하고 있어 교통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 1300대의 주차장을 설치하여 케이블카 이용을 위한 수많은 차량이 드나든다면 교통이 마비될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케이블카 설치로 동백섬 부근에 거대한 주탑이 섬으로써 동백섬의 경관을 망가뜨리고 마린시티 쪽 주민들의 조망의 차단 및 사생활 침해에 대한 불만도 높다.

케이블카는 바람이 불면 안전을 위해 운행을 중단해야 한다. 광안대교보다 더멀리 바다로 나간다면 강한 바닷바람을 항상 받는다고 봐야 한다. 해상지주가 3개라면 지주 간 거리가 길어 바람의 영향을 받기 쉽고 광안대교보다 주탑이 더 높다면 바람의 영향은 더할 것이다. 해운대 앞 바다는 강한 바람이 자주 불어 차량이 다니는 광안대교 상에서도 강풍에 주의를 촉구할 정도인데 강풍에 따른 해상케이블카는 운행 일수도 많이 제한을 받을 것이다.

 

 

송도케이블카보다 해상경관 더 나을까

 

 

송도 해상 케이블카
송도 해상 케이블카

 

 

송도해상케이블카와 비교하지만, 암남공원과 송림공원을 연결하는 1.62km의 바다 위를 가로지르며 천마산, 영도, 송도해수욕장과 기암절벽을 다양하게 조망할 수 있는데 비해 해운대해상케이블카는 광안대교 상에서 보는 넓은 바다의 단조로운 조망과 별 다르지 않기 때문에 굳이 많은 반대를 무릎쓰고 강행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사회적 낭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최근 부산시가 발표한 광안대로 상에 보행로가 설치되어 조망이 가능해진다면 해상케이블카의 매력은 더 떨어질 것이다.

 

 

차라리 백양산 산상케이블카를

 

차라리 그 노력을 산상케이블카로 돌릴 것을 제안한다. 부산에는 도심 속에 많은 아름다운 산들이 있지만, 환경보존이라는 명분 하에 산상개발과 활용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도시의 평지는 녹지나 공원도 없이 빽빽하게 건물로 채우는데, 산복도로 지역의 주택을 제외한 산지 관광시설에는 부정적이다.

황령산스키돔, 백양산골프장, 금정산화조원 등이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로 실패로 끝났다. 홍콩이나 스위스처럼 높은 산상 케이블카, 경사기차 등으로 접근하여 전망대와 놀이시설을 하여 많은 관광객을 끌어 들일 필요가 있다.

장산, 천마산, 백양산, 구봉산 등 정상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다리가 불편한 노약자, 시간에 쫓기는 많은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린이대공원 더파크에서 백양산 정상을 연결하는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면, 많은 관광객이 성지곡 호수를 지나 계절별 위치별로 달라지는 백양산의 다양한 숲을 감상하면서 정상에 올라서면 낙동강과 부산시가지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연간 30만도 오지않아 수익성이 떨어지는 더파크동물원에도 자연스레 입장객이 늘어 상생기회도 된다.

 

 

 

어린이대공원의 경우 1980년대 초 케이블카계획을 세웠다가 사업자의 부도로 실패한 적이 있다. 어린이대공원 정문에서 오른쪽 도로변을 따라 100m 쯤 올라가다 보면 케이블카 하부역의 공사 중 방치된 콘크리트 공작물을 지금도 볼 수 있다. 수원지댐 아래인 하부역에서 백양산정상까지 연결하는 케이블카계획이 무산되었는데 그 이후로 민선시대에 접어들면서 환경단체를 의식해 백양산케이블카는 엄두도 못내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산상케이블카는 상하부 정거장과 지주탑이 들어서는 공간 외에는 별로 훼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환경단체는 유난히 반대가 심했다. 설악산케이블카, 통영케이블카, 지리산케이블카 등이 환경단체의 반대로 무산되거나 오랜 시간이 걸려 완성되었다. 일본은 고베시의 롯코산, 하코다테, 시모노세키의 히노야마 등 웬만한 도시 중앙에 산이 있다면 케이블카나 경사전차를 이용해 관광객들이 정상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스위스는 아예 평지에는 농사를 짓고 온 산을 케이블카, 경사기차 등으로 산에서 놀고 지낼 정도로 만들어 전세계에서 관광객이 오게 만들 정도다.

다행히 통영케이블카, 남해안케이블카 및 송도해상케이블카의 성공사례가 알려지고 우려하던 환경훼손도 미미하여 국민들과 환경단체들도 케이블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이 조금은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해운대해상케이블카 계획을 과감히 포기하고 그 노력을 백양산 케이블카 계획으로 전환하면 어떨까? 봄에는 아름다운 숲 속의 성지곡호수를 보면서 하얀 벚꽃이 장관을 이루고 가을에는 단풍이 화려하게 물든 백양산을 올라 정상에서 서면 시가지, 낙동강과 가덕도를 한 눈에 내려다 보는 경관을 즐길 수 있는 관광 명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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