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돼지열병, 예방적 살처분 지양하고 근본적 대책 세우자
아프리카 돼지열병, 예방적 살처분 지양하고 근본적 대책 세우자
  • 글로벌환경신문
  • 승인 2019.10.05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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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5

김귀순의 창

 

 

 

아프리카 돼지열병 국내 발병,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나

 

농림축산식품부는 북한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을 OIE에 공식 보고(5.30)한 직후 환경부, 국방부와 협력하여 접경지역에 야생멧돼지에 대한 방역대책을 강화하여 왔다. 접경지역 14개시‧군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농가 방목사육 금지, 울타리 설치와 멧돼지 기피제 배포 등을 조치하였다.

민간인 출입이 제한된 지역은 일선 군부대에서 우선 예찰과 감시를 강화하고, 멧돼지 폐사체 등이 발견될 경우 즉시 환경부에 연락하여 수거‧검사할 수 있도록 하였다. 농식품부와 관계부처는 10.2일 남방한계선 북쪽 약 1.4km 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폐사체가 발견됨에 따라 비무장지대 방역 활동과 폐사체 수색‧정찰을 강화하고, 포획틀 설치와 울타리 점검‧보수, 기피제 긴급배포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범부처 대응방안

 

질병관리본부
질병관리본부

 

환경부는 비무장지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검출 결과를 방역당국에 즉시 통보하고, 멧돼지 폐사체 등이 임진강을 통해 떠내려 올 가능성에 대비한 조사, 포획틀 설치 등 예찰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국방부는 비무장지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검출을 계기로 철책 경계 근무 시 사체 발견 임무 추가 등 수색정찰을 강화하고, 작전 수행 후 소독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 국방부는 열상감시장비 등을 이용해 야생멧돼지의 철책 이동 유무를 철저히 확인하고, 한강‧임진강 유역으로 떠내려오는 야생멧돼지는 포획하거나 사살하도록 하는 조치를 하였다. 비무장지대를 포함한 민간인통제선 이북 전체 접경지역에 대해 7일간 항공 방제도 실시한다.

 

농장이라기보다 공장에 가까운 열악한 돼지 사육환경
농장이라기보다 공장에 가까운 열악한 돼지 사육환경

 

환경부는 주변 서식환경을 고려해 야생멧돼지 전염에 의한 전파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현재 하천수 조사, 멧돼지 폐사체 예찰 등 유입경로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

 

도축 아니면 살처분, 이것만이 대책?  도축과 살처분 보상비 207억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생은 이번이 7번 째이다. 전염병 아프리카돼지열병은 9월 17일 파주시 연다산동에서 처음 발생하여 연천군 백학면, 김포시 통진읍, 파주시 적성면, 인천시 강화군 등으로 급속히 퍼지는 추세다. 이 질병은 돼지에게는 치명적이지만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고 한다. 정부의 대책은 이들 감염우려 지역의 모든 돼지들을 돼지고기용으로 도축하든가, 아니면 아니면 예방적 살처분을 모두 하고 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살처분이 최선인가, 농민과 가축 모두 고려하는 정책으로

 

 

돼지고기 값도 내리고 있다. 살처분을 않은 돼지들이 한꺼번에 도축되는데다 소비자들이 소비를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강화군은 돼지 4만3천6백 마리를 예방적 살처분을 하는 등 살처분에 따른 정부 보상도 207억원에 달하고 있다.  

 

무분별한 집단도축과 살처분 지양하고 근본적인 대책 세워야

 

사람이나 짐승이나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  산 돼지가 집단 살인을 당하는 고통도 동물복지에 반하고 예방적 살처분으로 인한 환경오염도 심화될 우려가 높다. 살처분 매립지의 침출수 오염 등이 늘 문제로 제기되었다. 십여년 전 발생한 일이 지금도 되풀이된다.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사람에게 직접 감염이 안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예방적 살처분과 집단도축이 왜 필요한가? 

 

 

 

집단 사육하면서  접촉으로 인한 감염이 많이 되므로 사람처럼 전염병 확진 돼지만 즉시 처분하고 의심 증후군 돼지는 격리하여 치료하는 동물농장형 병원을 만들고 그곳에서 치료해서 살리거나 죽으면 폐사처리하는 것이 농가나 돼지에게 바람직한 것 아닌가? 일반농장에서도 병에 걸린 동물은 격리하여 백신치료를 하고 영양제 투여를 하는 등 잘 보살피면 회생가능성이 있다.

 

건강한 사육환경과 환경오염 예방이 근원적 문제 해결

 

병에 걸린  몇 마리 돼지 때문에 그 농가 전체가 도축과 살처분을 강요당한다면 누가 돼지 사육을 하겠는가?  폐육류가공사료가 아닌 건강한 사료를 먹이고 건강한 사육환경을 만들어 주도록 축산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지키도록 해야 한다. 이를 어긴 축산업자에게는 전염병 발생시 국가 보상에서 제외하는 시행규칙을 만들어야 될 것이다.  

 

상호접촉으로 인한 감염을 막기 위해 격리공간에서 사육히는 돼지농장
상호접촉으로 인한 감염을 막기 위해 격리공간이 있는
이상적 사육환경인 친환경 돼지 농장, 동물농장형 병원으로도 적합

 

 

축산폐수가 하천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오염방지 처리 시설을 하고 부패한 음식이나 유통기간이 지난 사료, 화학물질이 가미된 사료 등을 먹이지 않도록 하고 돼지 사육장 주변 청결을 유지하는 등 동물복지도 신경쓰야 한다.

 

운동시간에 우리에서 나와 꽃과 풀을 뜯어 먹고 자라는 돼지

 

 

돼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더러운 동물이 아니다. 매우 깨끗한 동물이고 지능도 개보다 영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사육의 경우 사료로 옥수수를 먹이지만 유럽에서는 통밀을 주로 먹인다.

 

잠자리가 뽀송뽀송한 깨끗한 환경에서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건강한 엄마 돼지
동물이 내뿜는 유해가스 방출을 위한 환기구
운동겸 산책하는 돼지

 

소시지를 좋아하는 독일인들은 돼지사육도 친환경적으로 한다.  친환경적인 사육환경이 건강한 먹거리를 만든다.

 

 

                                                               이상적인 사육환경을 보여주는 독일 돼지농장

                                                            

돼지사육은 돼지우리내 사육과 야외운동, 산책 활동사육으로 나뉜다.  우리에 가두어 키우지 않는다. 이렇게 함으로써 건강한 돼지를 만든다. 새끼를 낳은 돼지는 축사를 따로 해서 새끼와 가족끼리 살도록 한다. 개별 축사는 전염병에 감염이 잘 안 된다.  뒹굴면서 접촉을 통해 감염이 잘 되기 때문이다.  돼지우리도 깨끗이 청소를 자주하고 사육장 베드를 모래나 겨, 건초 등으로 뽀송뽀송하게 자주 교체해 주어야 한다. 분비물로 악취가 나는 환경에서는 사람이나 동물이나 전염병에 걸리기 쉽다.  건강한 먹이와 깨끗한 사육환경이 질병을 예방하는 길이다.

 

                                                              미국 아이오와주 돼지농장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으나 이에 상응하는 생산방식은 건강하지 못하다. 닭이나 오리, 소 등 모든 축산업의 사육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한 때이다.  전염병이 오면 속수무책으로 도살, 살처분을 하는 방식에서 보다 근원적인 해결책으로 친환경 축산업을 장려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처럼 풀을 먹고 자라는 돼지농장
양처럼 풀을 먹고 자라는 돼지농장

 

도축과 살처분을 정부예산으로 보상하면 된다는 기초 및 광역 지자체와 정부의 안일한 발상이 늘 문제다. 돼지농장의 사육환경과 사육방식을 바꾸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멀쩡한 살아있는 돼지까지 죽음으로 내모는 도축과 살처분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가! (김귀순 전 국회수석전문위원/부산외대 명예교수/(사) 아시아환경정의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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